南 차관급대표단 출발 표정

10개월여 만에 열리는 남북 당국 간 회담 남측 대표단은 16일 오전 서울 남북회담사무국에 집결,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의 격려를 받으며 개성 자남산여관을 향해 출발했다.

이날 오전 7시를 전후해 이봉조(李鳳朝) 통일부 차관을 비롯한 우리측 차관급회담 대표단이 삼청동 회담 사무국에 속속 등장한 데 이어 정 장관도 오전 7시 10분께 도착, 청사 3층에서 회담 대책을 최종 점검했다.

정 장관과 대표단인 이 차관, 김웅희(金雄熙) 남북회담사무국 회담운영부장 등은 이어 오전 7시 25분께 2층 회의실로 내려와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를 짤막하게 밝혔다.

정 장관은 먼저 대표단에게 일일이 “잠은 몇시간 잤습니까”라고 물었고 이 차관은 “자료를 보느라…”라고 답해 막중한 책임감에 밤잠을 설쳤음을 시사했고 일부 대표는 “잘 잤습니다”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밝은 표정으로 “좋은 꿈을 꾸었습니까”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는 또 “10개월여 동안 막혀 여러 정세인식과 현안에 대한 입장차가 있겠지만 마음을 열고 성의를 다하면 좋은 결실이 있을 것으로 조십스럽게 기대해 본다”면서 “지난 10개월 간의 움츠림은 도약을 위한 것”이라며 기대감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이어 “유감스러운 것은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가 일관되게 발전한 게 아니라 가다서다를 반복한 것”이라며 “그동안 상호존중과 상호신뢰의 기반이 약했기 때문인 만큼 원칙을 갖고 성의를 다하면 가다서다 반복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6.15 5주년과 광복 60주년을 맞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냉전의 외로운 섬”이라며 “대화를 복원하지 못한 채 6.15를 넘길 수 없다”고 밝힘으로써 직접 북측 핵심 당국자에게 서한을 보내 대화 재개를 촉구했던 배경을 암시했다.

다소 상기된 표정의 이 차관은 “10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대화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남북 대화의 정상화, 제도화를 이뤄 한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되는 회담이 되고 북핵 문제 해결에도 좋은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회담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안심이 되는 것은 이 차관 등 회담대표단이 준비된 대표단이고 경험이 많고 남북관계에도 정통하다는 점”이라며 대표단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특히 남북 당국 간 회담이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에도 모두 윈-윈-윈(win)이 될 것이라는 ‘3윈론’을 다시 펼친 뒤 “북핵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남북대화라, 북핵의 평화적 해결에 도움을 주는 회담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이어 오전 7시 40분께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회담사무국을 떠나는 대표단을 손을 흔들며 전송했다.

그는 또 기자들과 만나 “북핵으로 상황이 악화되고 남북관계까지 막혀 답답증을 느꼈을 것”이라며 “남북 대화가 정상화되면 핵 문제를 푸는데도 도움을 주면서 선순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구내식당에서 30여분 간 통일부 간부들과 조찬을 함께 하며 회담 전망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정부 중앙청사로 떠났다.

정부는 회담사무국 3층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회담 상황 점검에 들어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