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제대로 된 북한 변화 유도 전략 구사해 본 적 있나”

북한이 12일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도발 일지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도발하면 여기에 제재가 가해지는 식의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남북관계가 악화일로의 길을 달린 지도 수년째다.


도통 남북관계 해법이 보이지 않자, 올해 초에는 ‘대화 재개가 답’이라는 주장들도 고개를 들었다. 교류의 물꼬라도 터야 한다며 개성공단 재가동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제재보단 대화로 북핵 해법을 마련해보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북한의 셈법을 바꾸지 못하는 한 대화 재개도 결국 무용지물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 1970년대부터 수십 차례의 남북회담부터 각종 합의, 때로는 제재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장 의지를 버리기는커녕 오히려 핵보유국 지위를 노리고 있다는 것. 제대로 된 북한 변화 전략을 구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화 재개를 거론하는 건 어불성설이란 지적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사진)은 최근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생각과 자세가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남북대화가 다시 열린다 한들, 그게 과연 진정한 남북관계 개선을 가져올지 의문”이라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선 북한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센터장은 “지난 197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40여 년간 수백 회의 남북대화가 있었고, 합의한 것만 해도 7·4성명부터 6·15공동선언, 10·4 선언 등 너무나 많다. 그런데 이 중 북한이 무엇을 제대로 지키고 있나?”라고 반문하면서 “북한은 근본적으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분단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남적화전략이라는 목표를 추구해오고 있다. 대남적화를 위해 회담도 했다가 도발을 하기도 하는 것”이라면서 “남북 간 대화는 꼭 해야 하지만, 대화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서로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이렇다 할 성과를 얻기에는 한계도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예비역 준장인 문 센터장은 2000년대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장성급 실무회담 차석대표, 국방장관회담 대표 등으로 남북군사회담에 50여 차례 참석한 베테랑이다. 그는 “여러 차례 군사회담을 해왔지만, 북한은 늘 남북관계 개선이나 신뢰 구축이 아닌 적화통일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산을 갖고 나왔다”면서 “그러니 여러 차례의 회담과 합의에도 불구, 실제 군사적 안정을 가져오는 데는 상당한 한계가 있었다”고 술회했다.


차기 정부가 남북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문 센터장은 “과거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병행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애초에 성립 자체가 되지 않는 말이었다”면서 “북한에게 비핵화 결단을 이끌어낸 후에야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개성공단 재가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그는 “지금은 개성공단 재개를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 북한의 셈법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면서 “남북교류는 평화와 통일을 원해서 하는 게 아닌가.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류를 한다고 한들 남북관계 개선이나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핵문제를 그대로 둔 채 개성공단 재개니, 금강산 관광 재개니 하는 주장만 내놓는 건 국민을 호도하는 일”이라면서 “일단 김정은 통치자금을 바싹 말려서 핵포기 없이는 생존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그 이후에 진전이 있으면 국제사회와 논의를 해서 남북교류와 협력의 단초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문 센터장은 “이번에야말로 김정은 셈법을 바꿔야 한다. 북한이 그간 4, 5차례 핵실험을 할 동안, 수십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동안 제대로 된 제재를 가한 적이 있었나”라고 반문하면서 “(이에 대한) 한국의 책임도 적지 않다. 북핵은 우리의 사활이 걸린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늘 국제공조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인터뷰 전문]


– 남북군사회담 참여 경력이 상당히 많다. 경험에 비춰봤을 때, 북한은 어떤 협상 상대던가?


남북관계는 이중적인 특수 관계다. 북한은 적대관계인 동시에 교류협력의 대상이니까. 군사회담에 나가보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와 북한이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다는 걸 목격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 땅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해서, 궁극적으로 평화 통일 기반을 조성하는 게 목표지 않나. 반면 북한은 분단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남적화전략이라는 목표를 추구해오고 있다. 대남적화를 위해 회담도 했다가 도발을 하기도 하는 것이다.


북한은 늘 남북관계 개선이나 신뢰 구축이 아닌, 그들의 (적화통일)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산을 갖고 회담장에 나왔다. 그러니 수차례 회담하고 합의를 만들었지만, 실제 군사적 안정을 가져오는 데는 상당한 한계가 있었다. 남북 간 대화는 꼭 필요하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서로 너무 다르기 때문에 한계도 분명하다.


– 올해 신년사에서도 김정은이 남북관계 개선의 뜻을 밝혔다. 통상적인 수사라고 보는지?


수사일 뿐만 아니라, 그 안에는 북한만의 의지와 목표가 담겨 있다. 북한은 자기들이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가 있으나, 남측과 미제에 의해 관계가 경색됐다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이를 도발 명분으로 삼기도 하고. 현재 북한이 주장하는 남북관계 경색 원인은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대북확성기 방송, 그리고 전단 살포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그 속내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시켜 한미동맹 고리를 끊어내고, 그 틈에 무력 적화통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확성기 방송이나 전단 살포에 거칠게 반응하는 것 역시 외부 정보가 유입돼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즉 말로는 늘상 남북관계 개선이라 표현하지만, 사실은 자신들의 노림수를 달성하고자 하는 ‘립서비스’인 셈이다.


– 현재로서 남북 간에 사실상 아무런 교류도 없는 건 사실이지 않나. 남북관계가 지나치게 경색되면서 일각에서는 관계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북한의 생각과 자세가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남북대화가 다시 열린다 한들, 그게 과연 진정한 남북관계 개선을 가져올지 의문이다. 지난 197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40여 년간 수백 회의 남북대화가 있었고, 합의한 것만 해도 7·4성명부터 6·15공동선언, 10·4 선언 등 너무나 많다. 그런데 이 중 북한이 무엇을 제대로 지키고 있나? 북한은 근본적으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없다고 봐야 한다.


물론 우리의 책임도 있다.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대북정책을 일관성 없이 추진했던 게 잘못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응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다. 더불어 북핵을 그대로 둔 채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말이 성립되나? 과거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병행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애초에 성립 자체가 되지 않는 말이었다. 북한에게 비핵화 결단을 이끌어낸 후에야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


– 김정은 정권은 핵을 거의 체제 유지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 삼고 있다. 과연 김정은이 체제 균열을 마다하면서까지 핵포기에 나설까?


북한이 핵을 가진 시기는 10년에서 20년 사이밖에 되지 않았다. 그 전에는 어떻게 체제를 유지했나? 북한은 대남적화 전략을 목표로 핵을 개발했고, 핵을 통해 미국과 협상을 해 한미동맹 고리를 끊어내는 게 목표다. 핵을 숨겨놓았다가 주한미군 철수라도 하면 적화통일을 시도하겠다는 심산이다. 북한은 카다피를 비롯한 중동 지도자들이 핵이 없어서 망했다고, 그러니 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논리가 맞지 않는다. 변명일 뿐이다.


– 지난 20년을 굳이 구분한다면, 햇볕정책 10년과 압박정책 10년으로 나뉜다. 어느 노선 하나 비핵화를 이끌어내지 못해 실패한 20년이란 평가까지 나오는데.


어떤 정책이든 100% 실패, 100% 성공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한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하는 건 극단적인 평가다. 다만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우리가 북한을 선대(善待)하면 북한도 그럴 것이라는 가정을 갖고 추진한 건데, 그건 북한을 너무 안이하게 본 것이다.


물론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해서 다음 정부가 완전히 정반대의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건 아니다. 지난 대북정책들이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었는지, 그나마 괜찮은 건 무엇이었는지 잘 판단해야 한다. 앞에서 했던 정책들 중 이어 받을 수 있는 건 이어 받고, 고칠 건 고치고 해야지. 중요한 건 정부가 대북정책을 일관성을 갖고 유지하는 것이다.


– 아직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끝난 건 아니지만,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후보들이 각자의 대북구상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특히 남북관계를 개선시켜보겠다는 목소리들이 나오는데, 지금의 김정은 정권을 상대로 가능한 일일까?


대북정책 또는 남북관계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정치적인 이익의 소재로 활용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는 한다. 과거 정부도 남북대화 때마다 다소 조급함을 보일 때가 많았다. 그저 성과위주의 회담이었기 때문이다. 그걸 북한이 감지하지 못할까? 남측이 상당히 초조해한다는 점을 악용해 북한은 자기네들 목표를 이루는 데 쓰고는 했다.


남북관계란 결코 하루아침에 좋아질 수 없다. 분단된 지 70년이다. 전쟁도 했고,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5년 단임 정부가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다고?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부가 바뀌더라도, 설령 정권 교체가 되더라도 대북정책 방향과 기조는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과거 서독의 대동방 정책이 지녔던 일관성을 우리도 본받을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것들도 원론적으로나마 제안할 수 있지, 현실적인 벽은 너무 높다.


–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개성공단도 가동 중단 1년을 맞았다. 공단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나오는데.


개성공단이 갖고 있던 치명적인 문제는 근로자의 임금이 김정은 주머니로 들어가 통치자금과 핵·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쓰인다는 것 아니었나. 이번에야말로 김정은 셈법을 바꿔야 한다. 북한이 그간 4, 5차례 핵실험을 할 동안, 수십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동안 제대로 된 제재를 가한 적이 있었나? 한국의 책임도 적지 않다. 북핵은 우리의 사활이 걸린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늘 국제공조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지금은 개성공단 재개를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 북한의 셈법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할 때다. 남북교류를 왜 하나? 평화와 통일을 원해서 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관계 개선이나 통일이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핵문제를 그대로 둔 채 개성공단 재개니, 금강산 관광 재개니 하는 주장만 내놓는 건 국민을 호도하는 일이다. 국제사회 협조를 구하고 미국더러 지켜달라고 하면서 정작 우리는 의견이 갈리고 셈법이 다르면 어떻게 하나. 일단 김정은 통치자금을 바싹 말려서 핵포기 없이는 생존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그 이후에 진전이 있으면 국제사회와 논의를 해서 남북교류와 협력의 단초를 만들어 가야 한다.


– 북한 근로자들이 자본주의를 피부로 느끼는 공간이 개성공단이지 않았나. 이런 순기능 때문에 개성공단 재개를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물론 개성공단 순기능을 생각하면 (공단 중단에) 아쉬운 점도 있다. 개성공단은 본래 양면성을 갖고 있다. 우리 기업과 북한 근로자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주민들에게 자본주의 현상을 목도하고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장이기도 했다. 그래서 북한이 그간 네 번의 핵실험을 할 동안에도 공단을 닫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쏘는 것을 보고, 개성공단의 순기능만 볼 게 아니라 우리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는 걸 직시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나.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건 대북확성기나 대북 전단, 대북라디오 방송을 통해 하면 된다. 북한 주민들이 남한 문화를 접하도록 하는 노력은 개성공단 중단 상태에도 당연히 계속돼야 한다.


– 미국 조야에서는 연일 대북정책과 관련한 초강경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만 하더라도 대북협상론이 대두되기도 했는데.


그간 북한 핵문제는 1990년대부터 1차 위기, 2차 위기를 거쳐 20여년을 끌어왔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북한 핵문제를 대화로, 외교적인 방법으로 풀어나간다는 기조였지만 결국 비핵화를 달성하는 건 실패한 셈이 됐다. 최근 미국 조야에서 나오는 발언들도 아마 지난 날에 대한 깊은 반성을 기초로 하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ICBM 발사 준비가 임박했다고 협박하고 있지 않나. 그러니 미국도 더 이상 외교적인 해법만이 아닌, 군사적인 옵션도 검토해야 하겠다는 얘기다. 사실 이런 기류는 초강경 기류라 부를 게 아니라 마땅히 이전부터 있었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어떤 건 되고, 어떤 건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나?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는 게 맞다.


사실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만 해도 상당한 우려가 있었다. 안보무임승차론이니, 방위비 100% 분담이니, 주한미군 철수니…하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를 보면 북핵 위협에 대한 인식을 한국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러니 김정은으로서는 머리가 아플 수밖에. 우리로서도 이를 기회로 잘 살려나가야 한다.


– 미국이 선제타격이란 카드를 실제 꺼내들 가능성이 있나? 이게 한국 대북기조와는 얼마나 부합한다고 봐야 하는지?


아마 미국 국방부에서 북핵 전략을 수립하고 나면 이를 실행하기 위한 방안들을 구체화할 텐데, 그 과정에서 미국이 단독으로 (선제타격을) 결정하진 않을 것이다. 한미 간 긴밀한 협의와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 본다. 그리고 사실 선제타격은 미국만 하는 말이 아니다. 우리도 핵 위협에 대한 3축 체제를 이야기할 때, 킬체인은 선제타격을 상정하고 있다. 북한이 핵 미사일을 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때리겠다는 얘긴데, 이걸 미국도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선제타격이 우리의 대북정책과 얼마나 부합하느냐고 물었는데, 한미 모두 비핵화가 목표 아닌가. 김정은의 셈법을 바꾸는 게 최대의 과제고. 깊이 들어가면 방법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한미의 대북기조 방향은 같다고 본다.


– 중국 입장에선 미국이 사드 배치에 선제타격 등 군사적 옵션까지 들고 나오면 불안할 수밖에 없지 않나. 이게 중국을 대북지렛대로 삼겠다는 미국의 전략에 제동을 걸지 않을까 싶은데.


중국의 반발은 도에 넘는 조치들이다. 사드는 분명한 방어 무기다. 사드에 달려 있는 레이더가 중국의 군사 활동을 탐지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사실과 전혀 다르다. 그동안 중국이 ICBM을 시험 발사하고 항공모함을 두 세척 늘린다고 해서 우리가 시비를 건 적 있었나? 자국의 안보를 지키는 조치를 두고 다른 나라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중국은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갖길 원한다. 그러니 사드 배치로 한미가 더 가까워지면 중국의 영향력이 축소된다고 보고 반발하는 것이다. 사드 배치를 안 하면 중국이 북핵으로부터 우릴 지켜줄까? 중국은 사드 배치를 할 수밖에 없게 된 근본 원인, 즉 핵 문제 해법에 골몰해야 한다. 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내려놓게 하면 사드 배치도 필요 없게 되는 상황 아닌가. 그게 순서인데 중국이 그저 한국을 향해서만 반발하고 있으니 이는 매우 부적절한 처사다.


아마 중국으로서는 한국 내 정치 상황이 흔들리고 있으니, 혹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세력이 집권하게 되면 배치를 미루거나 모두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계산을 갖고 있는 듯 하다. 사드 배치에 있어서 일체 중국이 관여하지 못하게끔 확고한 입장을 피력할 필요가 있다.


–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협상이라든지 대화 무드를 조성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 되나?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라인은 대체로 북한에 대해 상당히 강경한 입장이다. 북한 핵 문제를 좌시할 수 없다고 보고 있고, 그간 북핵 해결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여 온 중국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핵 위협에 대해 확실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은 김정은이 기대했던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게 미국 신 행정부의 기조가 될 듯하다. 물론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오면 대화하겠다는 뜻도 있다. 그러나 북핵을 동결하거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일컬어지는 ‘전략적 인내’는 사실 북한에 그다지 강력하게 관여하지 않았다. 신 행정부는 압박과 관여, 대화를 병행하면서 북한 변화를 유도해나가려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기대 섞인 전망들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미국이 이렇게 움직이도록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미 간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 북한이 언제 어떤 형태로 도발을 해올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어떻게 전망하나?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상수로 놓고 봐야 한다. 언제든 가능하다. 그간의 행태를 보면, 북한은 정치군사적인 일정이나 이벤트를 계기로 도발을 해왔다. 따라서 김정일의 75회 생일이 있는 2월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있을 3월, 김일성 105회 생일이 있을 4월 중 어떤 형태로든 도발이 있지 않을까 싶다. (문 센터장과의 인터뷰 후 북한은 12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 편집자 주)


3월 한미연합훈련 역시 트럼프 출범 후 처음 실시되는데,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한미연합훈련시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도발 가능성이 크다. 어떤 형태가 될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국방부는 무수단 발사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다만 군사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도발, 예를 들어 목함지뢰나 천안함 때처럼 도발을 하는 건 김정은으로서도 상당한 위험 부담이 있을 것이다. 김정은은 지난 10월 이후 도발을 자제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내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도발 시 자칫 국내 관심이 북한으로 돌아가 특정 진영에 이익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즉 정치적 계산 등 여러 셈법으로 도발 시기를 선택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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