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일방적인 지원-北 일방적 수혜가 남북경협이냐?”

지난 10년간 남북간 교역의 확대가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했다는 소위 ‘햇볕주의자’들의 주장에 대해 지금까지의 ‘남북경협’은 남한의 일방적인 ‘수혜적’ 지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성과를 과대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홍성국 극동문제연구소 북한연구실장은 한국수출입은행이 22일 발간한 ‘수은북한경제’ 여름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남북교역의 외연적 성장만을 근거로 남북한간 물적 이동이 활성화되어 가고 있고 이에 따라 남북간 경제의존도가 확대되고 있다는 해석은 논리적 비약”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난 기간 남북간 경협은 엄밀한 의미에서 경협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남북경협은 자금과 물자, 그리고 인력이 남북으로 왕래하는 형태를 갖춰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남한 측의 일방적인 지원과 북한 측의 일방적인 수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오늘날의 남북경협은 비상업성 또는 지원성 거래가 오히려 활발했음을 말해주는 것일 뿐이며, 역설적으로 가장 상업성이 강한 일반 교역의 경우는 그 성장이 거의 답보수준에서 맴돌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 실장은 “우리는 이와 같이 이상한 거래를 ‘남북경협’이라고 높여 부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정부(김대중-노무현)는 남북관계 개선의 연장선상에서 어떻게 하든 경협을 확대시키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였기 때문에 이러한 남북경협의 구조적인 굴절현상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며 “그래서 남북교역 실적이 지속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인 점과 북한 무역에서 남한이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는 점만을 공공연히 강조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많은 분석자들은 남북경협의 절대규모 증가를 근거로 남북간 경제교류 및 협력이 견실하게 되었다는 피상적 주장만을 되풀이 해 왔다”며 “그러나 남북경협 활성화 주장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경제협력’으로서의 쌍방적 거래, 능동적 협력, 경제적 합리성 등의 조건을 만족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실장은 또한 “지난 10년간에도 북한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남북경협에 일시적으로 제동을 가한 적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오늘날과 같이 그들의 불편한 속내를 노골적으로 나타낸 적은 없었다”며 “이제 남북경협의 내재적 한계가 노정되면서 빨간 불이 켜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북한의 경우 경제협력사업의 성과를 위한 능동적 협력은 관심 밖의 일이며 오로지 자신의 이익 확보에 혈안이 되어 왔다”며 “북한은 체제적 통제를 통해 의도적으로 자유로운 상업적 거래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남북경협이 직면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북한이 경제원리에 의거해 남한 상품을 반입해 가는 합리적 교역 문화를 창출해야 한다”며 “남한 당국 역시 북한을 ‘빈곤국’으로 동정하기 보다 하나의 교역대상으로서 인식하고 남북교역을 보다 균형적이고 냉정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금까지의 경제협력 사업처럼 모든 위험 부담을 남한 기업이 안고 북한은 열매만을 챙기는 형식은 지양해야 한다”며 “남북경협이 장기적으로 성숙하려면 합리주의, 계약주의 등에 기초해 남북이 공동으로 기업 운영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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