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의사들 “北 병원, 이 정도일 줄 몰랐다”

▲ 北적십자병원 정형외과 수술실 ⓒ연합

‘우리의 1980년대 수준 정도 되는 것 같다’, ‘정말 이렇게 열악할 줄 몰랐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모르겠다’….

대북 지원단체인 나눔인터내셔날(대표 이윤상)의 북한 조선적십자병원 정형외과전문병원 개보수 준공식 참석차 23∼26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의료 전문가들은 저마다 북한의 낙후된 병원실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평양 동대원구역 대신동에 있는 조선적십자병원 정형외과전문병원과 모란봉구역인민병원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는 ‘부분 체험’을 했지만, 의료 장비와 시설 수준은 한눈에 간파했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조선적십자종합병원은 평양의대병원, 김만유병원 등과 함께 ‘평양 3대 병원’으로 최고이자 대표 병원인데도 남한 의사들에게는 ‘낙후 병원’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

신영태 충남대의대 교수(충남대병원)는 “북측 의사들의 진료 열의는 대단한 것 같았으나 장비나 시설이 미비해 말하기 힘들 정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면서 “적십자병원에 혈액투석기가 두 대밖에 없다는 것은 우리의 1980년 이전 수준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이규성 성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는 “적십자병원 정형외과 수술장을 둘러보니 수술대, 무영등(수술대 조명등), 마취기 등 수술에 필요한 기본 장비밖에 없었다”면서 “수술에 필요한 소모품은 거의 준비돼 있지 않는 것으로 봐서 필수 장비만으로 수술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기본적인 수액제나 항생제 등 기본적인 수술 소모품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전석길 계명대 의대교수(동산병원)도 “각종 질병 진단에 쓰는 감마 카메라의 경우 우리가 1980년대 쓰던 수준인데도 몇대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들었다”며 “적십자병원의 장비가 모자라고 너무 구형이라서 북한 최고의 병원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북 의료지원에 대해서도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대상 기관을 선정해야 하고 단발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활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명수 울산대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는 “북한에 의료 장비를 지원해주는 것도 좋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고장시 수리하는 방법이나 진단.판독기술 등 노하우 전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북한 의료 전문가들이 남측과 인적인 교류를 통해 직접 남측의 진료 기술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철 서울대의대 교수(서울대병원)는 “북한 의료수준은 모든 것이 취약하고 간단한 장비조차 부족해 어디를 먼저 신경을 써야할 지 모를 정도”라며 “의료지원을 하는 단체나 기관들이 파상적으로 지원하지 말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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