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선미후북’ 땐 北 ‘통미봉남'”

남한이 한.미관계를 남.북.미 3자 관계의 중심축으로 놓는 ‘선미후북(先美後北)’ 태도를 취할 경우 “북한도 그에 대응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의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박순성 동국대 교수가 21일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이날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주최한 정책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에서 또 “북한의 핵신고 지연으로 북.미관계가 악화될 경우 한미동맹을 강화한다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수 있고, 한국 정부는 무작정 대북 압박정책을 따라갈 수 밖에 없게 돼 결국 한반도 정세에 대해 발언권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대북.통일정책의 전망과 시민사회의 과제’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한미관계 발전이 북한에 도움이 되고 한미관계와 남북관계가 서로 발전해야 북미관계도 발전할 수 있다는 관점은 대북 포용정책 기조와 어긋나지 않지만” 한미관계를 최우선할 경우 “1차 북핵위기 당시 김영삼 정부의 정책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북핵폐기 우선 해결’이라는 새 정부의 정책방향과 관련, 박 교수는 “신 정부가 최근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북핵폐기를 대북정책의 대전제로 규정함으로써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다”며 “북핵문제 해결은 북미관계 정상화와 남북관계 발전, 북한체제 변화 등과 같은 중.장기적 상황 변화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 “신 정부의 대북.통일정책은 대북 포용정책의 성과와 한계에 대한 객관적 평가보다 정치적 편향성에 영향을 받은 부정적 평가에 기초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남북화해가 이뤄질 수 있었던 객관적 환경, 정책적 노력과 성과 등을 정확히 평가하고 남북 화해시대의 구체적 특징과 가능성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북.통일정책 면에서 민간과 정부간 우호적 관계가 보수정권의 등장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시민.사회단체에 대해 “신정부에 비판적이면서도 생산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며, 필요할 경우 남북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민간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독자적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