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비행기납치범에 놀아나듯 北에 당해”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비서는 26일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이사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 초청 세미나에서 “한국은 왜 잘살게 되면서 겁이 많아지는지 모르겠다”며 “김정일 자신도 핵무기를 쓰게 되면 자기도 망할 것을 잘 알고 있다. 김정일 정권에 대해 강하게 대처해야 할 때도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하느냐’며 주저하다 보니 비행기 납치범한테 놀아나듯 당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문사 여론조사를 보면 남한의 청년들은 북·미 간 전쟁이 나면 68.5%가 북한 편에 선다고 답했다”며 “북쪽 사람들이야 귀와 눈이 닫혀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지만 왜 눈과 귀가 떠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됐는가”라고 했다.

황 전 비서는 “여기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이 굶어죽느니 왜 차라리 일어나 (정권을) 엎어버리지 않느냐’고 묻는다”며 “하지만 지난번 김정일 초상화가 비에 맞는다고 눈물 흘리던 북한 여자 응원단들을 보지 못했는가”라고 했다.

그는 “그게 제정신인가, 과연 정상적인 사람의 정신으로 보이나, 정신이 있어야 일어서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라며 “통제 속에 정신을 다 빼앗겨서 자기를 굶어죽게 한 당사자가 누군지도 모르게 돼 버린 것”이라고도 했다.

황 전 비서는 “김정일은 권력에 대해서는 통달한 사람이며 그 방향으로만 비상하게 발달했다”며 “김일성은 그래도 고생을 해본 사람이지만 김정일은 권력 말고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친척들도 어린 시절 김정일에 대해 ‘아무것도 시킬 게 없는 녀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그런데 1959년부터 김일성을 보좌하더니 어느새 몰라볼 정도로 완전히 정치적인 인간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어떻게 저 녀석(김정일)이 저런 생각을 해냈을까 하고 깜짝 놀랄 때도 있었다”고도 했다.

황 전 비서는 “김정일을 하루 동안 만난 남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듣던 것과 다르다’ ‘통 큰 지도자’라고 평가하는데 내가 보기에 김정일은 가장 통이 작은 사람”이라며 “나는 40년간 그의 옆에 있었지만 김정일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