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동생이 납북 형님에게 보낸 신년편지

(* 이 글은 1월 1일 ‘열린북한방송’을 통해 단파라디오로 북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도경이 형님! 저 종섭입네다.

형님이 1968.6.12 서해 연평도 부근에서 영신호 선원으로 조업하시다가 강제 납북된 지도 어언 36년이 지났습네다. 당시 제 나이 13살이었는데 이제 50이 다 되었수다레.

그 동안 자국민 보호도 못하는 남한 무정부 시대에서 빌붙어 살며, 과거 오랜 기간 동안은 납북자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연좌되고, 사회적으로 명예가 실추되는 상황에서, 먹고 사는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어 이제야 형님을 불러 봅네다.

형님! 통일이 되면 정말 좋슴네까?

내가 흑인이 아닌 이상 그들의 고통과 소외감을 진정으로 안다는 건 불가능하듯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위대한 지도자 김정일 위원장 등은 납북자 가족의 일원이 아닌지라 과거, 연좌제로 겪은 납북자 가족들의 사회적 차별과 모멸을 알 수가 없을 것이고, 현재까지도 생사조차 알 수 없어 겪고 있는 고통과 국가로부터 보호 받지 못하는 서러움, 사회적 소외감등으로 인한 납북자 가족들의 분노를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형님이 남한에 계실 때 직접 겪으셨지만 6.25전쟁으로 이북고향을 떠난 우리집안이 피난살이에 얼마나 고생했습네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겠지요?

그 와중에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할 기본책무를 다 하지 못하여 형님이 강제 납북된 것만도 분하고 억울한데, 형님덕분에 우리 가족들은 감시와 멸시받으며 살아왔고, 납북되신 지 3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형님의 생사조차도 모른 채 한 맺힌 삶을 살고 있습네다.

형님! 보고 싶습네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8.15 이산가족 상봉과 비전향장기수 이인모씨의 송환을 보며 남한 정부로부터 버림받은 소외감에 견딜 수가 없었고, 작금에 와서는 비전향 장기수들이 남북한의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아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 서신교환이 이루어지고 북한에 있는 딸과 전화 통화하는 방송을 시청하자니 무력감에 온몸의 피가 거꾸로 흐릅디다.

또한,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으로 일본인 납북자 5명이 자국으로 돌아와 가족과 재회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가가 자국민 보호 의무를 게을리 했으면서도 아직 것 납북자에 대한 아무런 책임의식도 느끼지 않고 생사조차도 확인해 주려는 일말의 노력도 보이지 않는 이 남한 정부를 어찌 국가로 믿고 국민의 의무를 다하며 살겠습네까

형님! 살아는 계십니까?
꿈에도 보고 싶습니다.

2005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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