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대학생이 만난 ‘평양관’ 北 여성복무원

▲ 중국 청도에 있는 북한음식점 ‘평양관’

중국 칭다오(靑島)의 먹자골목에 있는 북한식당 ‘평양관’을 찾은 것은 지난 7월 5일 저녁이었다.

단정한 복무원복에 왼쪽 가슴에 북한 국기가 새겨진 명찰을 달고, 곱게 치장한 북한 여종업원이 친절하게 자리를 안내해준다.

‘남남북녀(南男北女)’라고 했던가? 지난 부산 아시안게임 때 한국에 왔던 미녀응원단처럼 이곳에 있는 여종업원들도 시샘날 정도로 아름답고 고운 미모를 지녔다.

한 명 도망가면 전원 북한에 송환

식사를 하면서 용기를 내어 이곳에 몇 명이, 얼마동안 근무하는지 물었더니, 북한 여종업원들 모두 6개월 전에 이곳에 파견 나왔으며, 11명이 항상 한 팀이 되어 2년간 일하고 다시 북한에 돌아가게 된다고 한다.

여종업원과 대화를 나눈 친구를 통해 알게 된 또 하나의 사실은 지난번에 종업원 11명 중 한명이 도망쳐서 전원 파견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공동책임을 지고 모두 강제로 북한에 끌려갔다는 것이다.

북한에 다시 끌려간 북한 종업원들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불건전한 사상’이 유입된 것은 아닌가 의심받으며 고된 심문과 핍박을 당하지 않을까, 지금쯤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수용소에서 모진 노동을 하면서 살고 있지는 않을까. 그 모습을 상상하니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북한 ‘엘리트 계층’에서 선발

식사시간이 중반으로 흐를 때 쯤 갑자기 ‘공연’이 시작되었다. 종업원들이 예쁘게 한복을 차려입고 ‘반갑습니다’를 부르며 분위기를 돋군다. 이어서 노래와 춤, 건반·기타·드럼 등의 연주가 계속 되고 흥겹고 낯익은 노랫가락에 어깨가 절로 들썩인다.

실제로 중국 등 해외에서 영업하고 있는 북한식당의 여종업원들은 단순한 접대뿐 아니라 공연, 가무를 적극적으로 배워온 여성들이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이렇게 식당에서 일하는 북한 여성들 대부분이 북한의 엘리트 계층이라는 것이다. 북한 당 간부나 외교관 자녀들 중 김일성대학, 김형직사범대학, 국제관계대학, 평양외국어대학 등을 나온 엘리트 여성들이 주로 해외파견 선발대상이 된다.

또 해외에 파견되어 종업원으로 일하는 것에 자부심도 매우 크다. 특히 ‘파견근로’는 북한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종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엘리트 여성들이 가장 기피하는 직업 중 하나가 접대와 같은 서비스직이라는 점에서 매우 대조적이다. 아마 폐쇄된 북한사회에서 벗어나 해외에 나갈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파견근로’가 엘리트 북한여성에게는 매력적인 직업으로 다가오는 것이리라.

노동한 대가 모두 김정일 배만 채워

그렇다면 해외에 진출한 북한식당들이 벌어들인 소득은 어떻게 쓰일까?
‘외화벌이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해외에 진출한 북한식당들이 벌어들인 소득은 대부분 당에서 관리하며, 당자금의 대부분이 김정일 개인 비자금화 되어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결국 가족들과 생이별한 채 타지에서 열심히 ‘조국’을 위해 피땀흘려 일한 그들의 노력이 김정일 일신(一身)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이다. 북한주민들을 타지에까지 내몰아 벌어들인 해외비자금으로 김정일은 그의 측근들과 함께 사치와 향락을 즐기며 독재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더욱더 안타까운 것은 북한 여성들의 높은 지식과 언어능력을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채 써보기도 전에 외화벌이의 희생양이 되어 능력을 썩히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독재체제 속에서 가족과 떨어져 중국까지 파견 나와 고생하는 그들에게 자신이 가진 능력을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발휘할 수 있는 자유, 가족들과 함께 웃음꽃을 피우며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진을 함께 찍자는 제안에 쑥스러워 하면서도 해맑은 미소로 함께 찍어주던 그들. 헤어지는 길목에 연신 손을 흔들며 배웅해주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정다움과 함께 연민의 마음이 교차했다.

어리고 아름다운 북한의 여성들을 앞세워 번 돈으로 자기 주민들을 먹여 살릴 궁리는 하지 않고 미사일을 쏘아 세계를 위협하는데 혈안이 된 독재자 김정일. 평양관에 있는 이 여성들을 위해서라도 김정일의 독재정치가 막을 내리고 하루빨리 북한 땅에도 민주주의가 꽃 피기를 기원해본다.

신보라 대학생 인턴기자 qhfk111@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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