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권위주의 발전국가’ 길 택해 경제발전 성공”

▲ 24일 건국6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대한민국 건국6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를 이틀째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NK

“대한민국의 역사는 제2차 세계대전 후 태어난 많은 신생국들 가운데 매우 드문 성공의 행로였음은 틀림없다.”

‘건국6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강영훈.이인호.박효종)가 24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주최한 ‘대한민국 건국60주년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서울대 박지향 교수는 ‘대한민국 국가 만들기와 그 의의:인도와의 비교’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이틀째 열리고 있는 학술회의에서 “2차 세계대전 후 독립을 이룬 한국과 인도는 식민지 지배를 벗어나면서 하나의 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분단됐고, 무력 갈등을 겪었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지만 민주주의 정착과 경제성장을 성취함에 있어서는 뚜렷한 차이점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한과 인도 모두 북한과 파키스탄을 상대로 ‘체계경쟁의 정치’를 펼쳐야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싸우면서 건설하자 식의 방어적 근대화의 논리로 군수산업과 중화학공업화가 추진돼 경제에 부담을 주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인도는 제2차 세계대전 종결 이후 가장 주목 받은 나라였지만 건국 후 6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대표적 성공 케이스로 인정받는 데 반해 인도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따르지 말아야 할 나라의 전형으로 간주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차이점은 한국의 ‘권위주의적 발전국가 만들기’와 인도의 ‘민주적 계획국가 만들기’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한국이 성공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한 발전국가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결코 민주적이지만은 않았다”며, 반면 “인도의 계획국가는 경제적 성과 면에서는 한국보다 못했을지 몰라도 정치적으로는 민주적이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의 자율성이 크다는 것은 발전국가의 요건 중 하나에 불과하며, 발전을 추진할만한 능력을 수반하지 않은 자율적인 국가는 단순히 권위주의적 약탈국가에 머물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한국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선진화로 나아가고 있는데 반해 인도는 이제 경제적 도약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길이 보다 효율적이었는지는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위주주의 체제로 인해 한국 국민이 치른 비용과 인도 국민이 저성장으로 인해 치른 절대적 곤궁을 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며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각각 성공과 희생의 양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고, 한국과 인도는 서로 다른 점에서 성공과 실패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두 케이스라는 사실이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