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인사가 본 연형묵..”온화.합리”

“온화한 성품을 가졌고 합리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남북관계를 위해 할일이 많은데 아깝습니다.”

남북 고위급회담과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해 22일 사망한 연형묵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접촉을 했던 남측 인사들은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의 연 부위원장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1990년부터 시작된 고위급회담 당시 기본합의서 문안작성작업에 참여했던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은 “부드러운 목소리에서 온화한 성품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합리적으로 사고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부드럽지만 솔선수범을 통해 아랫사람들의 자발적 복종을 이끌어내는 리더십도 겸비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한마디로 외유내강형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고위급회담에서 연락관을 맡아 연 부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안내했던 김연철 통일교육협의회 이사는 “온화한 성품 뿐 아니라 유머감각까지 갖춘 분으로 기억한다”며 고위급회담 당시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축문제로 기본합의서가 난항을 거듭하던 때의 일화 한가지를 소개했다.

당시 만찬 참가를 위해 숙소에서 만찬장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대표 중 한 명인 김광진 당시 인민군 대장이 군복을 입은채 모자를 쓰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타자 연 부위원장은 “모자를 안쓰는 것도 군축이지요”라고 말해 엘리베이터 내 북측 인사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김 이사는 “연형묵씨의 이 같은 발언은 결국 군축문제에 대한 북측의 수용과 기본합의서의 전격적인 타결로 이어졌다”고 회고했다.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17 면담에 배석했던 남측 관계자는 “이미 당시에 많이 쇠약해져 있었고 회생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포도주를 입에만 댈뿐 전혀 마시지 않고 식사도 위장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조금만 먹었다”며 “합리적인 분으로 남북관계와 북한의 발전을 위해 할일이 많은데 이렇게 갑자기 사망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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