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올림픽 때문에 北청년들 죽어나갔다”

2011년 7월 7일 오전 0시 18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는 발표에 대한민국 전역이 환호와 축제의 물결로 뒤덮였다. 올림픽을 유치한 평창은 물론 전국의 국민들은 한 마음으로 기쁨의 순간을 즐겼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지금 북한 내부의 분위기는 어떨까? 과거 1980년대 서울이 하계 올림픽을 유치했을 당시 북한도 남한 만큼이나 들썩였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내부적으로 상당한 동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故 황장엽 전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회고록'(시대정신刊)을 통해 1980년대 한국의 올림픽 유치 당시의 북한 내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김정일은)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에 자극 받은 탓인지, 방대한 규모의 체육시설을 건설하는 데도 열을 올렸다. 그는 평양에서도 올림픽(제 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을 연다고 떠들면서 국력수준에 어울리지 않은 많은 체육시설들을 착공했다.…중략…광복거리, 통일거리를 건설하라고 인민들을 몰아붙였다.”


북한 당국은 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한 남한과의 경쟁을 위해 주민들에게 희생을 전가한 셈이다.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80년대 중반 당시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축전) 준비를 위해 진행됐던 주거시설 증축 공사에 동원됐었다고 한다.


서 국장은 7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80년대 중반 서울올림픽 개최 소식을 노동신문을 통해 봤다. 당시 북한 당국은 서울올림픽 개최에 대해 분단을 가속화하는 행위라고 대대적인 비난을 했었다”면서 “공산진영의 국가들에게는 올림픽에 참여하지 말라는 성명도 발표했었다”라고 기억했다.


이어 “체육시설과 평양 증축에 많은 청년학생과 군인들이 강제 동원됐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었다. 짓고 있던 아파트가 무너져 1개 대대 병력이 사망하고 다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증언했다.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도 “당시 축전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많은 고생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또한 축전 개최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위해 각 가정마다 골동품, 약초 등 팔 만한 물건들을 거둬들였다. 외화벌이를 통해 자금을 충당하려는 목적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 기자 출신의 장해성 씨는 “평양의 증축 공사 현장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죽어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통일거리를 만들 때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됐다고 한다”면서 당시를 회고했다.


한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서울올림픽 개최 소식은 오히려 한국을 다시 보게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안 박사는 “서울 올림픽 개최 소식은 한국의 발전상을 알 수 있었던 첫 계기였다”며 “남북을 비교하고 평가하는 의식이 생겨나게 된 분수령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시 건설현장에 동원됐던 청년학생들과 군인들에게는 암묵적인 불만이 있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뿐이지 자신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불만심리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지만 “이번에 평창이 올림픽을 개최한다고 해서 80년대와 같이 북한이 체제경쟁, 따라 잡기식 증축은 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80년대와 비교해 경제 상황이 훨씬 열악해진 북한으로써는 과거와 같은 맞불식 경쟁 구도를 택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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