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에 소해금 선율 전하는 탈북 박성진씨

“북한에서 만들어진 소해금 선율이 남쪽분들께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가수 장윤정의 최신 히트곡인 ‘첫사랑’을 부를 때마다 무대에 함께 올라 바이올린과 유사한 선율을 만들어내는 박성진(37)씨는 2005년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

남쪽으로 오기 전까지 평양예술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한 박씨는 북한에만 있는 소해금 연주자로, 소해금은 2현의 해금을 4현으로 개량한 악기로 민족음악을 현대화하라는 북한당국의 지침에 따라 개량된 악기다.

박씨는 소해금에 대해 “국악기인 해금은 우리의 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서양악기들과 배합이 되지 않는다”며 “소해금은 민족적 소리를 가지면서도 바이올린 소리와 유사한 음색을 내도록 개량된 악기로 북한에만 존재한다”고 말했다.

소해금이 갖고 있는 해금 특유의 애절한 가락이 장윤정의 전통가요에 접목이 되면서 노래의 분위기를 살리게 된 것.

장윤정의 3집앨범에 연주자로 참여해 6곡의 노래를 직접 연주하기도 한 박성진씨는 “많은 분들이 소해금의 선율이 너무 애절하고 노래를 살리고 있다면서 좋게 평가해주신다”며 수줍게 웃었다.

박씨는 남쪽이 고향인 아버지 때문에 학교를 졸업하고도 ‘출신성분’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예술단에 제대로 배치가 되지 않자 탈북을 결심했다.

그는 부모님과 누이, 삼촌 등과 함께 2003년 고향땅을 떠났지만 누이와 삼촌이 중국에서 공안에 붙잡혀 북한으로 송환됐고 남쪽에는 부모님과 함께 들어왔다.

북한에선 소해금을 전공했지만 남쪽에 온 뒤 가수가 되고 싶었던 박씨는 2006년 7회에 걸친 오디션을 받고 음반 기획사에 들어가 가수 활동을 준비했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북쪽 사람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서 꿈을 접어야만 했다.

그러던중 박씨의 소해금 연주 솜씨를 알고 있던 기획사 관계자의 소개로 장윤정의 앨범 제작에 참여하게 돼 이제는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도 연주활동을 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2월까지 장윤정의 무대에 동행하는 일정으로 꽉 차있다는 박성진씨는 “장윤정씨 덕분에 이달까진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며 “내년 1월부터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탈북자들로 구성된 북한 예술단에서도 공연을 갖는가 하면 판문점을 찾는 일본 관광객들에게 북한 이야기와 노래를 들려주기도 한다.

그가 장윤정과 함께 TV 등에 출연하면서 이름이 알려지고 소해금도 소개되자 소해금을 배우겠다고 요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남북한 노래의 차이에 대해 묻자 “북쪽의 노래들은 가사가 대부분 정치성이 강하지만 남쪽의 노래는 남녀간의 사랑을 주제로 하는 것들이 많다”며 “창법도 북쪽은 교회의 성가대 발성과 유사해서 딱딱하고 가성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남쪽에는 없는 소해금을 구하기 위해 중국 옌볜에서 공수하기도 했다는 그는 “북쪽에만 있는 악기지만 남쪽에서도 많은 분들에게 소해금의 선율을 들려드릴 수 있어서 기분 좋다”며 “앞으로도 남북간의 문화적 이질감과 거리감을 좁히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소해금 연주도 좋지만 앞으로는 가수로 제 노랫소리도 들려드리고 싶다”면서 “가수라는 꿈을 앞으로도 계속 키워나가 북쪽 사람이 부르는 발라드도 들려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