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에 가족 둔 양강도 청년, 도강 시도하다 결국 보위부에 체포

북중 국경지역에 설치된 전기 철조망.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이달 초 양강도 북중 접경지역에서 20대 청년이 탈북을 시도하다 체포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에 “지난 5일 혜산시에서 리 모(20대 중반) 청년이 도강(渡江)하려다가 보위부에 체포됐다”면서 “한동안 뜸했던 탈북 사건에 양강도 북중 국경지역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건의 정황은 이렇다. 우선 리 씨는 양강도 혜산시 거주자로, 한국에 있는 가족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도강을 시도했다.

보위부가 항시적으로 감시하고 있었는데 리 씨는 그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바로 여기서 비극이 시작됐다. 브로커와 압록강 근처에 접근하다 보위부에 긴급 체포된 것이다.

이후 브로커와 리 씨는 탈북 기도가 아니라고 우겼지만 가혹한 고문 끝에 결국 사실을 자백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 본보는 지난달 18일,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청춘 남녀가 도강을 시도하다 국경경비대에 체포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南 드라마 즐겨보다 도강 시도…북한 청년 2명, 경비대에 체포”)

다만 내부 소식통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사건 외에도 탈북‧도강과 관련된 사건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탈북을 시도하다 적발 시 심각한 경우 관리소(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사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코로나 사태 이후 강화되고 있는 단속과 통제에 대한 반발심이 커지고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소식통은 “(당국은) 청년 교양 사업 문제가 심도 있게 다뤄진 가운데 일어난 사건이라 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경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청년들의 사상 투쟁 사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