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에서처럼 일하면 北에서 노력영웅 된다”

▲ 北 `노력영웅’ 칭호받은 서혜숙씨

“남한에서 일하는 대로 하면 북한에서는 ’노력영웅’이 된다.”

조정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과 정진경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가 11일 통일연구원이 간행하는 ’통일정책연구’(제15권2호)에 발표한 ’새터민의 취업과 직장생활 갈등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새터민(탈북자)들이 직장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상세히 소개해 눈길을 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새터민들은 직장생활에서 겪는 어려움 중 남북 간 노동강도 차이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곧, 북한에서는 편직공장이나 방직공장과 같이 기계가 노동의 속도를 전적으로 통제하는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작업장에서 잦은 휴식과 ’느릿느릿 일하기’가 일반화된 반면 남한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

새터민 A(41.남)씨는 “남한은 한마디로 일이 끊고 맺는 것이 있는데 북한에는 적당히 두루뭉술하면 되겠지 하는 게 있어요”라고 했으며, B(52.여)씨는 “북한은 그렇게(남한 처럼) 일 안해요. 내 일이 아니니까. 그런데 여기(남한)는 양과 질에 따라 돈이 나가니까 피 터지게 일하잖아요”라고 말했다.

C(30.남)씨는 “북한에서는 열심히 일하고 정직히 일하면 바보예요. 일을 대충대충 하는 것이 몸에 체질화돼 있는데 이것에 대해 남한 사람들이 ’일 똑바로 하라’고 하면 굉장히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이예요”라고 했다.

또 새터민들은 남북한 간의 언어차이와 상이한 직장문화도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새터민 D(34.여)씨는 “전화상담을 했는데 용어가 많이 다른 것이 스트레스더라구요. 용어 하나 모른다는 게 그냥 한국분들 같은 경우는 대수롭지 않겠지만 우리는 그 용어 하나 모르면 굉장히 스트레스 거든요”라고 털어놨다.

직장문화도 북한은 문화공동체적 성격을 지향하는 반면 남한은 개인주의적 특성이 두드러진 것도 새터민에게 어려움이라고 논문은 지적했다.

특히 동료와의 의사소통과 관련, 새터민들은 (북한에서) 유치원 때부터 ’상호비판’과 ’자기비판’이라는 형식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개적인 평가가 일상화돼 남한 사람들에 비해 직설적으로 대화를 하는 편이라고 논문은 설명했다.

이밖에 새터민들이 직무와 관련해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 영어와 컴퓨터라고 논문은 지적했다.

논문은 새터민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력과 직업경력, 적성 등을 감안한 적절하고 구체적인 직업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특히 공공기관부터 새터민 고용할당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성별, 연령별, 직업별, 적응기간별로 표집한 새터민 성인 남녀 28명에 대한 심층면접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