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서 무더위 날리는 공포물 인기…北주민들은?



▲ 올 여름에 나온 공포영화와 드라마. 왼쪽부터 드라마 싸우자 귀신아, 영화 컨저링2, 곡성’.

한여름 더위를 물리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공포영화 관람’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공포영화는 여름철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주기 때문에 매년 여름이 다가오면 극장가에는 수많은 공포영화들이 줄을 잇는 것이다.

또한 예로부터 인기가 많았던 직접 귀신이 등장하는 공포물 외에도 오컬트(Occult), 미스터리(Mystery), 스릴러(Thriller), 호러(Horror) 등 다양해진 장르 덕에 관객들은 본인의 입맛에 맞는 공포영화를 골라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도 이 같은 공포영화를 즐겨 보고 있을까?

탈북민들은 북한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공포영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직 최고지도자만을 믿고 섬기는 체제특성상 초인간적이며 초자연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귀신(鬼神)의 존재 자체를 내세울 순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적대계급에 대한 경계’를 심어주는 첩보영화나, 귀신보다도 무서운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는 몇 편의 영화들은 TV를 통해 방영해 주기도 한다는 게 탈북민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탈북민 김정민(가명) 씨는 최근 데일리NK에 “북한에서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보다 능력과 힘을 가진 존재를 부각시킬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귀신이 나오는) 영화는 찾아볼 수 없다”면서 “한국 간첩들이 북한에 침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공포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첩보영화들이 그나마 공포물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이 같은 영화들은 대부분 한국 간첩들의 이중적인 행태를 그리거나, 미국인 선교사들은 두 얼굴을 가진 위선자로 표현한다”면서 “(이처럼) 그들이 주민들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선전용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선전 영화들은 악역 캐릭터들을 징그럽고 흉측한 모습으로 분장시켜 보여주기도 한다”면서 “이런 영화들은 인간의 이중적인 내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주민들이 공포심을 느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민들은 북한 자체 제작 영화에 흥미가 없다. 때문에 한국, 일본 등 외국의 공포영화를 접한 이후 신선하다고 느끼면서 즐겨보는 주민도 있다고 한다. 체제선전 내용이 담긴 영화만 접하던 주민들은 예측할 수 없는 장면이 많은 공포영화를 보면서 무서움과 재미를 동시에 느낀다는 것이다.

탈북민 이민지(가명) 씨는 “북한은 체제선전 영화가 대부분이다보니 한국이나 일본 등 외국의 공포영화를 보면 신선하게 느낀다”면서 “북한에 있었을 당시 공포영화 올가미(한국/1997), 폰(한국/2002), 무서운 영화3(미국/2005) 등을 봤었는데, 보는 내내 등골이 오싹하고 심장이 떨렸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 씨는 “하지만 영화 속 긴장감을 조성하는 요소와 예상치 못한 장면들을 추측하면서 보는 것 모두가 신기하고 흥미로웠다”면서 “공포영화라는 것을 알고 보는 사람도 있고 모르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영화들은 보는 주민들에게 새로운 충격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한류(韓流) 바람이 불면서, 주민들은 다양한 장르의 외부 영상물을 접하게 됐다. 때문에 최근에는 공포영화를 일부러 찾아보는 주민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당국에서는 여전히 외부 영상 시청 단속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있는 주민들도 있다는 것이 탈북민들의 전언이다.

김정민 씨는 “한국이나 외국의 영상물을 자주 접하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영상물 시청을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진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당국이 단속할수록 주민들은 더욱 외부영상을 접하고 싶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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