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드라마 자유 욕구 깨워…탈북 동기 된다”

목선을 타고 탈북한 뒤 일본 해역에서 표류한 탈북자들이 드라마를 보고 한국 문화와 자유를 동경해 탈북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자 북한 내 한류의 파급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 내에서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이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국내에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방송 프로그램이 위험천만한 탈북을 결행하는 직접 동기가 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최근 북한을 탈출해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들은 한류가 탈북의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탈북자들은 과거는 생계형 탈북자가 대다수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자유롭고 풍요로운 남한 사회에 대한 동경이 탈북의 주요한 동기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함경도에서 대학을 다니다 2009년 탈북한 성현미(25세) 씨는 “일본 탈북자들의 탈북 동기를 알린 뉴스를 보고 충분히 공감했다”고 운을 뗐다.


성 씨는 “얼마나 자유를 갈망했으면 생명의 안전을 담보하지 않는 목선을 이용해 탈북을 했겠는가”라며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자유로운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나도 저렇게 살았으면’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북한에 있을 당시 한국드라마를 시청하다가 단속돼 1년 반 동안 노동교화소에서 수감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김선희(50) 씨는 “아무리 보안서, 보위부가 한국 드라마를 보지 말라고 해도 주민들은 지나가는 바람소리보다 못하게 여긴다”며 “단속을 하는 보안원들조차 ‘시끄럽게 우리까지 못살게 굴지 말고 제발 들키지 말고 보라’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평양 출신 탈북자 최진훈(40) 씨는 “남한 드라마 때문에 북한 정부가 바보가 됐다”면서 “당국은 사상 교육과 공포심을 통해 주민들을 통제해왔는데 한국 드라마 때문에 주민들이 체제 선전이나 교양을 해도 잘 믿지 않게 됐다”라고 말했다.


최 씨는 군중대회 등을 통해 보여지는 북한 주민들의 일사분란한 모습에 대해 “그냥 시늉만 하는 것”이라며 “각종 교육에 참가하라고 하면 별 핑계를 대고 가지 않지만, 누가 한국 드라마 보자고 하면 신 싸들고 달려갈 정도”라고 말했다.  


혜산시에서 부유층에 속했던 탈북자 정수옥(37세) 씨는 “나도 사는게 어렵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나 한국에 정착한 친척들과 통화를 하면서 한국행에 대한 의지가 너무 강하게 생겼다”면서 “한국에 간다는 생각 때문에 탈북에 대한 두려움도 이길 수 있었다. 막상 떠날 때는 별로 겁도 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제 처지가 바뀌어 북측에 남아 있는 친척과 전화를 하고 있다는 정 씨는 “전화를 하면서 그 쪽 소식을 들어 보면 한류 열풍이 지난해가 다르고 올 해가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에 있는 친척 동생이 한국드라마를 보고 거기에서 나온 말투로 ‘오빠’ ‘아, 그래요’라는 남한풍의 말을 자연스럽게 하는 모습에 놀랐다는 것이다.


탈북자들은 남한 드라마에서 북한 주민들이 느끼는 가장 부러운 점은 ‘말에 대한 자유’라고 꼽고 있다. 정치인들이나 체제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고 한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탈북은 주민들에게 목숨을 건 선택에 속하기 때문에 경제적 이유 등 절박한 사유가 없는 한 ‘한국 사회 동경’을 이유로 삼은 탈북 러시는 현실화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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