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곳곳서 ‘꽃구경’ 인파로 북적…北주민은?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에 일찍 만개한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꽃놀이 명소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공원은 물론 유원지 등은 많은 사람이 몰려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남한에서는 이처럼 봄이 되면 많은 사람이 친구와 연인, 가족과 함께 봄나들이를 즐긴다. 남한보다 산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모습은 어떨까? 북한 주민들은 남한처럼 봄꽃 구경을 위해 여행 다니는 것이 가능할까?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땔감과 식량이 부족해 산에 있는 나무를 이용한다. 때문에 민둥산이 많아 산에서 나무나 꽃을 찾기가 힘들다. 이와 관련 세계자원연구소(WRI)는 지난달 2001~2012년 북한에서 유실된 산림이 16만ha인데 반해 새로 조성된 산림은 1만 3000ha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반면 북한 당국이 외국인 관광객의 출입을 허용하는 곳은 예외다. 북한 당국은 외국인 관광객의 출입이 가능한 곳인 강원도 금강산, 함경북도 칠보산, 평안북도 묘향산 등을 아름답게 꾸미고 ‘보여주기식’ 선전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 조선금강산국제여행사는 지난해 말 홈페이지를 통해 금강산 근접 지역에 스키장과 썰매장을 갖춘 자연공원과 스위스 워터파크의 이름을 딴 ‘알파마레’ 물놀이장·카지노 및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시설 건립안을 공개한 바 있다.

경치가 아름다워 북한에서 ‘함북의 금강’이라고 불리는 칠보산은 1996년부터 관광지로 개발하기 시작, 1999년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출입을 허용했다. 내달 칠보산을 관광하는 열차가 재개된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은 경관 조성에 더욱 힘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은 묘향산 입구에 대외 선전을 목적으로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받은 선물을 전시한 ‘국제 친선 관람관’을 세우기도 했다.

북한 주민은 여행의 자유가 없기 때문에 당국이 조성한 여행지의 꽃구경도 불가능하다. 특히 만성적인 경제난과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꽃구경을 가는 것은 사치일 뿐이라고 탈북자들은 지적했다.  

북한 강원도 출신의 한 탈북자는 4일 데일리NK에 “북한에는 민둥산만 남아있기 때문에 꽃이나 나무가 거의 없다”면서 “봄이 되면 주민들이 산보(산책)를 하러 도시락을 싸서 산에 가긴 하지만 산에 꽃도 없어서 구경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에서 진달래꽃은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주민들이 먹고살기 바빠 꽃구경은 생각도 못 한다. 주민들에게 꽃구경은 사치일 뿐이다”면서 “주민들은 꽃을 식량대용으로 뜯어 먹기도 하고 술을 담그기 위해 가져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김일성화와 김정일화를 가꾸는 데만 힘쓰고 있다. 김일성화는 김일성이 인도네시아 수카르노로부터 선물 받은 보라색 제비꽃을 말한다. 김정일화는 일본의 원예학자 가모 모도데루가 선물했다는 베고니아과 다년생 식물로, 1998년 김정일 생일 때 처음 소개했으며 북한에서는 ‘불멸의 꽃’으로 불리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2월 김정일 생일(2·16)을 맞아 함경북도 청진시와 함경남도 함흥시 등지에서 “김정일화를 더욱 아름답게 피우기 위해 낮과 밤을 이어 지혜와 정열을 다 바쳐 온습도 보장과 공기갈이를 잘 해왔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평안남도 출신의 한 탈북자는 “김일성·김정일 생일 때는 평양시에 ‘김일성화김정일화전시관’을 일부러 만들기도 하고 지방에서도 ‘불멸의 꽃 전시회’ 참관행사를 진행해 주민들이 줄지어 방문한다고 선전한다”면서 “주민들은 평소엔 꽃구경도 못 하다가 당국에 의해 동원될 때 선전용 꽃만 보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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