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3차회담도 합의 실패…대화 동력 소진 가능성

15일 개성공단 정상화를 논의하기 위한 3차 실무회담도 2차 때와 마찬가지로 남북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합의문 없이 오후 5시 7분 종료됐다. 남측은 ‘선(先) 재발방지’를 북측은 ‘선 공단 재가동’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남북은 일단 4차 회담을 오는 17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갖기로 했으나, 입장차를 좁힐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지리멸렬한 ‘기싸움’이 지속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날 열린 3차 회담에서는 1, 2차 때와는 다르게 양측 수석대표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회담 시작전 기본적 절차인 ‘악수’도 하지 않는 등 시작전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보였다. 본 회담에서도 남북 양측 어느 쪽도 각자의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합의문 도출에 실패했다.

이번 회담에서 새롭게 우리 측 수석대표를 맡은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1, 2차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해서는 북측의 재발방지와 신변안전과 투자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완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우리 측 기업과 외국 기업들에 대해 국제적 수준의 기업활동을 보장함으로써 국제적 공단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북측 단장인 박철수 중앙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도 “이번 회담이 개성공업 지구를 빠른 시간 내에 복구 가동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 했다. 북한은 또 공단 재가동에 대한 우리 측 의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태 발생 원인을 우리 측에 돌리기도 했다.  

남북 양측이 한 치의 물러섬 없이 팽팽한 ‘기싸움’을 지속하면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합의문도 도출하지 못하는 회담을 지속해야 하냐는 회의론도 대두되고 있다.

북측은 지난 6일 1차 실무회담 때 우리 측의 회담 장소 수정 제안을 받아들이는 등 적극적인 모양새를 보였다. 4개항에 합의했던 1차 실무회담 합의문에 따라 2항인 ‘기업들의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과 3항인 ‘남측인원들의 안전한 복귀 및 신변안전 보장’을 이행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지난 12일부터 물자 반출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4항 ‘개성공단 가동 중단 재발방지와 개성공단 정상화’에서 북한은 ‘선 공단 재가동’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회담에 의지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후속회담이 열리더라도 ‘재발방지안’과 ‘정상화 방안’에 대해 양측이 공통분모를 찾지 못한다면 회담 자체도 불투명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북측은 지난 2차 회담이 진행 중이던 10일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상봉’ 재개 실무회담을 제안하면서 ‘대화공세’를 이어가려 했다. 하지만 우리 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을 거절하자, 두 가지 제안을 보류하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박휘락 국민대 교수는 데일리NK에 “양측이 양보를 하지 않는 이상 회담 자체도 불투명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원칙에 입각해 단호하게 회담에 나갈수록 북측의 대화파가 강경파에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 수 있게 된다. 때문에 우리 정부는 원칙을 견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이번 회담을 신뢰프로세스의 기본을 만들어 가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는 진통과 기다림이 필요하다”면서 “(북측은) 핵의 정교화, 핵개발을 위한 시간 벌기로 회담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핵 비핵화를 위해 개성공단에 몰두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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