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통일준비 첫 걸음으로 ‘통일시장’ 세워보는 것 어떤가

올해 한국은 벼농사가 풍년입니다. 벼가 익는 시기에 햇볕이 좋았고, 병충해도 적었습니다. 올해 쌀 생산량은 425만 톤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벼 재배 면적이 줄었는데도 지난해 생산량 424만여 톤보다 0.4% 늘어나 풍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민들은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쌀이 남아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는 작년에 165만 톤을 농민들에게 사들였는데, 현재도 140만 톤이나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올해 추가로 170만 톤을 더 사들일 계획입니다.


문제는 이 쌀을 딱히 쓸 데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의 음식문화가 선진국 형태로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주로 쌀을 먹었지만, 지금은 고기와 채소, 유류를 비롯한 기타 식료품 소비가 크게 늘고 대신 쌀 소비량은 크게 줄었습니다. 농업기술이 발전하면서 쌀 생산량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 매년 쌀이 150만 톤 정도씩 남아돌고 있는 겁니다. 한국 정부는 이 쌀을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남아돌고 있는 이 쌀을 통일을 위해 쓰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무작정 북한 주민에게 공짜로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미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 시기를 벗어났고, 그런 조건에서 북한 당국에게 쌀을 공짜로 주면 고스란히 당 간부와 군관들을 비롯해 권력층의 배만 불리게 될 것이 뻔합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 당국은 오히려 굳이 통일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과 북한 사이에 통일시장을 세우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한국 정부는 비무장지대에 평화공원을 세우자고 하지만, 실용적인 의미가 없는 공원보다는 차라리 남과 북 주민이 서로 경제교류와 협력의 거점이 될 수 있는 통일시장을 만드는 것이 통일시대를 앞당기는 데 효과적일 것입니다. 통일시장에서는 한국 정부가 수매한 쌀을 싼값에 북한 상인들에게 판매합니다. 가격은 당연히 북한 시장에서 팔리는 가격보다 많이 눅어야합니다. 어차피 쓰지 못하면 쌓아두어야 하는 쌀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입장에서도 무작정 손해라고만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한국 상인들도 값싸고 질 좋은 북한산 송이나, 채소, 조개나 생선 등을 그날 그날 북한 상인들에게 사서 한국 전역에 빠르게 공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산가족 상봉도 좋고 비무장지대 평화공원 조성도 좋지만, 남과 북 정부가 진정으로 통일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남북 경제가 실질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현실 가능하면서도 부작용이 가장 적은 ‘통일시장’ 설립 문제를 남북 당국 회담에서 진지하게 검토할 것을 남북 정부 모두에게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