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100명씩 선정, 오는 8월 4일 최종명단 교환 합의
南, 전면적 생사확인·고향방문 등 제의…합의문엔 안 담겨
남북이 8·15 광복절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오는 8월 20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금강산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 2015년 10월 이후 약 3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이날 북측 금강산 호텔에서 적십자회담을 열고 “남과 북은 815를 계기로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기로 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공동보도문에 합의했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수석대표 접촉과 두 차례의 대표 접촉을 이어가며 공동보도문안을 조율했고, 오후 7시 15분부터 24분까지 진행된 종결회의에서 최종 합의된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이에 따르면 남북은 상봉 대상을 각각 100명씩 선정하되, 거동이 불편한 상봉자에 한해 1명의 가족을 동반하도록 했다. 또 이번 상봉행사를 위해 이산가족 생사확인 의뢰서는 7월 3일까지, 회보서는 이후 7월 25일까지, 최종명단은 8월 4일에 교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남북은 행사·통신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선발대를 상봉 시작 5일 전에 금강산에 파견해 사전 준비를 하기로 했으며, 그 외 추가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은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키로 했다.
또한 남북은 이번 상봉 행사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상봉 장소인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보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우리 측은 오는 27일 시설점검단을 파견해 시설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밖에 남북은 향후 합의되는 시기에 적십자회담 및 실무회담을 갖고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한편 우리 측은 이날 회담에서 전면적 생사확인과 상호 고향방문, 상봉 정례화 문제 등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해당 사안이 공동보도문에는 담기지 않았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은 이날 회담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모임은 양 정상이 합의한 8·15 전후 이산가족 상봉 문제만 중점적으로 논의를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인도주의 원칙에 의한 이산가족의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고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이산가족 근본문제 해결을 위해 생사확인부터 시작해서 정례적으로 만나고 심지어 성묘까지 가고, 화상상봉을 하든지 고향 방문단을 만드는 것까지 이야기했기 때문에 (합의문 도출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서 “(북측이) 아주 진지하게 생각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억류자 문제 등 다른 인도적 문제도 논의했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문제들을 제기는 했는데, 하나하나를 (언급)하는 건 긴 여정을 가는데 조심스러워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전체회의에서 회담 장소인 금강산을 소재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북측 단장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은 “우리 북과 남의 세계적인 명산인 금강산에서 서로 마주 앉은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며 “북과 남 적십자인이 마주앉아 적십자회담을 열고 또 북남 사이 첫 행사로서 흩어진 가족친척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의의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은 또 “이 금강산에서 바로 반세기 이상 갈라져 있던 흩어진 가족친척 상봉이 연이어 진행돼서 그야말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상징”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에 우리 측 수석대표인 박 회장도 과거 금강산을 찾았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금강산 정기 받고 금강산 자연의 모든 철학을 따서 내 민족의 한을 적십자회담이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 우리 측은 수석대표인 박 회장을 비롯해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 우광호 대한적십자사 국제남북국장, 류재필 통일부 국장 등이 참석했으며, 북측에서는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상출·김영철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 등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