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9일 판문점에서 열린 ’12일 서울 장관급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장관급 회담을 개최한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회담의 의제와 대표단 규모, 체류 일정 등에 대한 실무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12일 날 (장관급 회담을) 한다는 게 서로 쌍방이 합의된 전제이며 공통된 인식”이라며 “어떻게 대표단 규모와 일정, 의제를 할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오전회의에서 양측은 각기 모두 발언을 통해 장관급 회담의 의제, 장소와 날짜, 대표단의 규모, 체류 일정 등 행정적·기술적 사항에 대한 입장을 제시하고 상호 입장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남북 양측은 오랜만에 새롭게 당국 간 회담이 개최된만큼 실질적인 회담을 위해 상호 협력해 나가자는 분위기에서 별다른 논쟁 없이 차분하게 협의를 진행했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남북은 오전 전체회의 종료 후에 수석대표 또는 대표단 접촉 등을 통해 계속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실무회의는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오전 10시 15분께 시작돼 11시까지 45분 정도 진행된 뒤 종료됐다.
실무접촉에서 우리 측에서는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이, 북측에서는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이 수석대표로 나섰다.
천 실장은 통일부에서 인도협력국장과 대변인,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대표 등을 지냈으며 2005년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열린 제15, 16차 남북 장관급 회담을 비롯해 각종 남북 당국 간 회담에 대표단으로 참여하는 등 풍부한 회담 경험을 갖고 있다.
북측 수석대표로 나선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은 대남접촉 경험이 많은, 북한에서 보기 드문 ‘여성 대남(對南) 일꾼’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 부장은 2007년 제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측의 특별수행원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2006년에는 6·15 남북 당국 공동행사의 보장성원(안내요원)으로 활동했고,제15, 16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 수행원으로 참가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우리 측 대표단인 권영양(55)·강종우(50) 통일부 과장도 남북회담 등 다양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북측 대표단인 황충성·김명철의 경우도 남북 회담 및 행사 경력이 있는 인물들로 평가된다.
한편 양측은 오전 회의에서 파악된 상대방 입장에 대한 내부 검토 등을 거쳐 점심 식사 뒤 추가 회의 일정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통일부가 밝혔다. 남북 양측은 이날 오후 수석대표와 실무대표 접촉을 이어가며 장관급 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 문제를 계속 조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