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세뱃돈 비교해보니 액수만 10배 차이

설날은 아이들에겐 즐거운 수입이, 어른들에게는 적잖은 지출이 생기는 날이다.


아이들은 부모님과 일가친척 어른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말과 함께 넙죽 세배를 드리기만 하면 만 원짜리 지폐가 절로 들어온다. 일가친척 어른들을 돌아가며 세배를 드리면 금세 주머니가 두툼해진다.


하지만 어른들은 세뱃돈을 줘야 할 아이들의 숫자를 세가며 말 못할 고민을 한다. ‘올해는 조카들이 벌써 고등학교에 들어갔는데 그럼 세뱃돈을 얼마줘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남한에서 아이들은 연령대에 따라 대개 1만원에서 많게는 5만원까지 세뱃돈을 받는다. 요새 아이들에게 천 원짜리 몇 장을 내밀었다가는 안 주느니보다 못한 평가를 받게 된다. 이렇듯 세뱃돈 풍습은 한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설 문화다.


그렇다면 북한에도 세뱃돈 문화가 있을까? 물론 북한에도 세배를 하면 돈을 주는 문화가 있다. 다만 어려워진 경제 형편 때문에 집안 별로 주고, 못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북한의 아이들도 설날 아침에는 마을의 웃어른이나 가족들을 찾아가 세배를 한다. 이 때 세배를 받는 당사자의 생활 형편이 좋은가 나쁜가에 따라 아이들이 받을 수 있는 세배에 대한 ‘답례’가 달라진다.


북한의 ‘잘 사는’ 도시민들의 경우, 아이들에게 1천~5천 원 정도의 세뱃돈을 준다. 농촌이나 산간지역의 ‘형편 좋은’ 사람도 3백~5백 원 정도를 준다고 한다. 북한 물가가 워낙 들쑥날쑥 하기 때문에 세뱃돈 액수를 종잡기도 쉽지 않지만 대개 천 원 내외에서 결정된다.


청진 출신의 탈북자에 따르면 화폐개혁 전 아이들은 세뱃돈으로 학용품이나 빵, 과일 등을 사 먹었다. 몇몇 아이들은 중국제 폭죽을 사기도 한다. 크림이 들어간 고급스러운 빵은 천 원, 폭죽은 8백 원, 사과는 천 2백 원정도 했다. 아이들이 세뱃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남한처럼 많지 않기 때문에 이처럼 학용품 구입이나 먹는 데 쓴다.


남한 아이들이 옷·장난감·컴퓨터·핸드폰 등을 사거나 놀이공원 등을 찾는데 비해 북한 아이들의 세뱃돈 사용은 소박하다. 


하지만 이 같은 세뱃돈 문화도 이젠 잘 사는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일이 됐다고 한다. 혜산 출신의 한 탈북자는 “일반 주민들은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주기 벅차다. 일반적으로는 아이들이 평소에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만들어 주거나, 시장에서 사탕·과자를 많이 사서 아이들에게 나눠 준다”라고 말했다. 


함경북도 출신의 탈북자도 “설 명절의 풍습은 잘 사는 사람들에게만 이어지는 것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먹고 사는데 바빠 신경 쓸 겨를이 없다”면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설날 윷놀이 등 마을 주민들끼리 모이는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 매체에서는 어린이들이 평양 인민 대학습당, 개선문 등의 광장에서 연날리기·제기차기·줄넘기 등 각종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처럼 한복이나 새 옷을 차려입고 집단 민속놀이 행사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탈북자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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