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가 회동하는 제2차 남북 비핵화 회담이 21일 오전 10시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됐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은 베이징 시내 모 호텔에서 만나 회동을 갖고 있다.
남북은 전날 오후 6자회담 차석대표 차원에서 실무 예비접촉을 갖고 회담의 형식과 의제를 놓고 사전조율 작업을 벌인 상태다.
이번 회담은 지난 7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1차 남북 회담과 북미대화 이후 열리는 비핵화 회담으로 6자회담 ‘사전조치’의 내용과 범위가 주요한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남북 간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태여서 첨예한 대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전 회담은 12시까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어 오후 2시 30분부터 종료시한을 별도로 정하지 않는 자유(open-ended)토론 형태의 협상이 진행된다.
우선 한미일은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북한의 사전조치 내용으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의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핵과 장거리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실험 모라토리엄 선언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북한은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은 2008년 12월 6자회담 중단 이후 주장해 온 ▲대북제재 해제 ▲선(先) 평화협정 논의 등을 전제조건을 삼지 않은 만큼 남측도 전제조건을 달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9일 9·19 공동성명 6주년을 기념해 중국 국제문제연구소가 주최한 비공개 세미나에서 “대화에 앞서 전제 조건을 다는 것은 서로의 신뢰와 믿음에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때문에 조건없이 6자회담을 재개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발리 남북회담이 북미대화로 이어졌던 것과 같이 이번 비핵화 회담도 2차 북미대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리 부상은 최근 미국에 2차 북미대화를 제안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도 남북대화와 함께 북미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 “다음 달 중으로 북미대화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7월 말 1차 접촉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방미를 계기로 이뤄진 만큼 2차 접촉은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평양을 방문하는 형식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이번 남북 비핵화회담에서 사전조치에 관한 북한의 양보조치가 없을 경우 추가적인 북미대화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