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뜨거운 현안 ‘정면 충돌’…해결 복안 나올까

12일 남북이 6년 만에 서울에서 남북 당국회담을 갖고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이산가족문제 등 ‘뜨거운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첫 고위급 회담이자 중요 현안들이 의제에 포함돼 있어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 남북관계 전반을 점쳐볼 수 있는 계기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회담 전망을 밝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양측의 적극적인 태도이다. 북한은 지난 6일 처음 대화 제의를 하면서 장소와 일시를 남측에 일임했고, 실무접촉도 3일 만에 신속하게 응했다. 


북한의 이번 대화 제의가 중국의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훈계를 수용한 측면이 강하다는 것도 합의 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룡해의 방중 과정에서 중국의 일관되고 강력한 권고를 들은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의 가시적 성과를 보이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회담에 정책결정권자로 볼 수 있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불참하고, 의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간단치 않아 입장 조율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북한이 중단된 경협사업에 대해 ‘종전대로 복원’을 주장하거나, 여전히 6·15공동행사 등을 고집할 경우 난항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 천안함 폭침에 따른 5·24조치가 여전한 마당에 민간 통일행사를 의제에 포함시킨 것은 협상이 북측에 불리할 경우 판을 깨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결국 남북이 의제별로 의견차를 최대한 좁히고, 차후 회담의 모멘텀을 살리는 것이 회담 성패를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천해성 실무회담 수석대표(통일부 통일정책실장)는 이날 결과 브리핑에서 “남북당국회담 한번으로 지금 제기되고 있는 모든 남북 간 현안이 다 협의·해결되고 타결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힌 것도 의제별로 상당한 난항이 있을 것임을 예고한다. 


천 대표는 “합의하기 쉽고 의견 절충이 쉬운 것부터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방향으로 회담에 임할 것”이라고 밝혀 단계적이고 지속적인 회담 진행을 염두에 뒀다. 


일단 남북이 당국회담 의제로 합의한 것 중에 이산가족상봉과 이에 따른 대북인도지원 문제는 의견 접근이 쉬울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악화된 관계에도 불구하고 이산가족상봉행사가 추진된 바 있다. 이산가족상봉은 남북 모두에 관계 개선의 명분을 줄 수 있다. 


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의 관건은 우리 정부의 ‘재발방지 약속’ 요구에 북한이 어떻게 호응하느냐다. 북한이 최고존엄 훼손 문제를 다시 꺼내들지 않더라도 운영 중단 재발방지 약속을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줄지가 관건이다.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지난 7일 한 토론회에서 “개성공단과 같은 상황의 재발을 막기 위한 부분이 중요한 협상 어젠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 재발 방지 방안 중 하나로 외국기업 입주를 허용하는 ‘개성공단 국제화’ 방안에 북한의 수긍 여부가 관심이다.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3통문제(통행·통관·통신) 해결을 주문해왔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진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기숙사 건설과 노동장 임금 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


금강산관광은 북한이 남측 재산에 대해 동결·몰수조치를 풀고 사업독점권을 재보장해야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 여기에 우리 정부는 2007년 관광격 피격사망 사건으로 관광사업이 중단된 만큼 3대조건(진상규명·재발방지약속·신변안전보장) 해결을 고수하고 있다.


비핵화 문제는 공식 의제로 합의되지 않았지만, 당국회담이 격식의 제약을 받지 않고 다양한 의제를 꺼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당국자가 먼저 꺼낼 가능성이 크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난항을 거듭하면서도 실무접촉을 매듭진 태도를 지적하며 “남북 모두 회담을 위한 회담으로 끝내려 하지 않는 자세를 보였다. 실무접촉을 거치면서 남북이 서로의 생각, 의도 등을 비교적 명확히 파악한 만큼 복안을 갖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개성공단 정상화와 관련해서는 “결국 재발방지 문서화 보장이냐, 진정성있는 조치냐 여부일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북한의 경우 진정성있는 조치로 통행제한 해제, 근로자 복귀 등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고 최종 재발방지 문건 보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때 우리 정부가 문건 사인을 고집하면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유연성 발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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