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당사자 회담이 한반도 문제 해결 기본돼야”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남북한 문제는 당사자간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9일 발간한 회고록에서 “내가 취임한 이후 우방(友邦) 가운데 어느 나라, 어느 누구도 우리를 제쳐 놓고 북한과 직접 협상하지 않았다. 북한이 제안한 남·북·미의 3자회담이 성사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고 술회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러한 우리의 방침 때문에) 1991년 가을 미국은 캔터 차관과 북한 외교부 강석주 부부장의 회담을 갖고 싶다는 뜻을 우리 측 김종휘 수석에게 타진해왔다”면서 “이에 우리는 ‘좋다. 한 번이다. 그러나 상대는 김용순 비서로 해야한다’라는 조건을 붙여 양해했다”고 말했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김용순 비서를 통해야만 ‘미국이 단독으로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없다. 남북한 당사자 회담이 한반도 해결의 기본이 돼야한다’는 사실을 김일성에게 확실하게 통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고 한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관에 대해 “전쟁을 통하지 않고 북한을 개방시킬 수만 있다면 통일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믿었다. 어떤 공산주의 국가이건 개방되면 변하게 되기 마련”이라면서 “‘개방=통일’이라는 것이 내가 추진한 대북전략의 기본 개념”이라고 밝히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남북 대화의 주도권이 북한에 넘어가게 된 계기는 민간 차원의 무분별한 통일 논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북관계에 있어 민간도 정부를 거쳐서 해야한다. 나는 민간차원의 통일 논의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북한에 대한 정확한 인식 없이 통일 자체만을 목적으로 삼아 모든 것을 안이하고 낭만스럽게 보는 경향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한의 정치인·재야인사·학생·문인 등이 앞다퉈 ‘교류하자’ ‘대화하자’며 평양에 가겠다고 법석을 떠니까 만날 사람을 고르고 만날 시기를 정하는 ‘칼자루’를 북한이 쥐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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