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이 1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천안함 사건 조사 브리핑을 예정한 가운데, 북한도 자신들의 입장을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설명키로해 국제무대에서 남북간 첨예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1일 안보리 의장국인 멕시코에 이메일을 보내 이번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설명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사고를 일으킨 당사국으로 지명된 상태이기 때문에 소명 요청을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합조단의 브리핑 직후 북한 측의 설명을 듣는 순서가 예상된다.
정부는 안보리가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임을 규탄하는 내용을 포함할 것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합조단의 브리핑이 이러한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가 기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여전히 낮은 상태에서 북한이 천안함 사건이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는 목소리를 높일 경우, 이미 시기적으로 한참 늦어진 안보리의 결정에 무게가 실리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일각에선 나온다.
특히 북한은 남측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지난 11일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해 ‘의문이 있다’는 내용의 문건을 안보리 의장국인 멕시코에 보낸 것을 근거로 우리 측의 조사결과에 반론을 제기하고 나아가 북한이 포함된 공동조사를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참여연대는 문건에서 “물기둥에 대한 설명에 설득력이 없고 생존자나 사망자의 부상 정도가 어뢰 폭발에 합당한지 설명이 부족하며 절단면에 폭발 흔적으로 볼만한 심각한 손상이 있는지 설명이 없다”며 8가지 의문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최근 안보리에 보낸 서한에서도 북한이 이번 천안함 사건과 관련이 없으며 일방적인 조사 결과가 상정되고 논의가 강행된다면 북한의 자주권과 안전이 침해당하게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14일 오후 3시(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합조단 브리핑에는 윤덕용 합조단장과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등 조사에 참여했던 대표들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