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고위급 접촉, 공동발표문 없이 회담 종결

남북은 7년 만에 고위급 접촉을 갖고 남북 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했지만 공동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남북은 12일 오전 10시부터 밤늦게까지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과 북측의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고위급 접촉을 진행했지만 남북관계 개선 방향에 대한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통일부는 13일 성명자료를 통해 “전체회의 2회, 수석대표 접촉 2회 등 총 4차례의 접촉을 통해 남북 간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해 격의 없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구체적인 합의 사항 없이 회의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다만 양측은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는 않았지만 이날 논의 사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자고 합의하고 향후 추가 접촉 여지는 남겨뒀다.


남북관계에서 서로 제기하고 싶은 의제를 내놓고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한 뒤 상대방의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접촉에서 우리 대표단은 정부의 대북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기본취지를 북측에 충분히 설명했다.


또 우리 대표단은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차질없는 개최가 남북관계 개선의 첫 단추임을 강조하면서 “우선 남북 간 합의사항인 이산가족 상봉 이행을 통해 남북 간 신뢰를 쌓아나가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북한 핵 문제의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북측 대표단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기본 취지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국방위원회가 내놓은 상호 비방 중상 중단,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 등 ‘중대제안’을 수용하라고 우리 측에 요구했다.


또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계시키면서 오는 24일 시작될 예정인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을 이산가족 상봉 행사 후로 연기하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군사훈련을 연계하는 것은 순수한 인도주의적 문제와 군사적 사안을 연계시켜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밖에 북측은 자신들의 ‘최고존엄’, ‘체제’에 대한 국내 언론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우리정부가 언론을 통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우리 측은 “우리 언론에 대한 정부의 통제란 있을 수 없는 일”임을 분명히 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