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겨레말큰사전 30만 어휘 선별

남북의 언어학자들은 8~10일 금강산에서 열린 겨레말큰사전 편찬회의를 통해 30만개의 사전 올림말 1차 선별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남북이 공동 편찬하는 사전의 기본 발판이 마련됐으며, 양측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편찬 기한으로 정한 2013년까지 새 어휘 조사와 함께 올림말 정비, 뜻풀이 등 본격적으로 공동사전 집필에 나설 계획이다.

남과 북은 지난 2005년 2월 편찬위원회 출범 이후 이번 12차 편찬회의까지 각각 ‘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을 기준으로 올림말을 선정하고 그 결과를 비교검토하면서 선별 작업을 해왔다.

남북은 겨레말큰사전 편찬작업 초기 20만개 정도의 어휘를 사전에 올릴 계획이었으나, 어휘 조사 과정에서 사전의 실용성을 고려, 남북이 달리 쓰고 있는 전문용어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고유명사 등을 중심으로 올림말 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기존 사전에 실려 있지만 거의 쓰이지 않는 ‘유령어’나 무분별하게 등재된 외래어를 대폭 줄이는 대신 남북이 실제 생활에서 쓰는 용어를 적극 반영해 사전으로서 실용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1차로 30만개의 어휘를 뽑아 선별했으며, 여기에 남북이 문헌과 구어에서 발굴하는 새 어휘 10만개를 더해 약 40만개의 어휘를 수록한 남북 공동의 대사전이 처음으로 탄생할 전망이다.

현재 남측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약 50만9천개, 올해 3권으로 완간된 북측의 ‘조선말대사전’에는 40만개 정도의 어휘가 실려 있다.

이번 12차 편찬회의에서 남북 편찬위는 또 오는 2013년부터는 공동의 전자사전 개발에 나서 60만개 어휘 정보를 담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양측은 전자사전용 프로그램을 만들고 ‘한글과컴퓨터’와 함께 기존 남북에서 쓰이는 글자체가 아닌 사전에 쓰일 독자적인 글자체도 개발할 계획이다.

남북은 특히 좀처럼 합의점을 못 찾고 있는 두음법칙의 경우 일단 ‘노동/로동’처럼 자모순으로 양측 표기를 동시에 올린다는 시범집필안을 마련하고, 사이시옷, 외래어 표기, 형태 표기 등과 함께 단일 어문규범에 관한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번 편찬회의에는 편찬위 상임위원장인 고 은 시인과 조재수 편찬실장, 권재일 서울대 교수 등 남측 34명과 문영호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장, 정순기 고인국 권종성 편찬위원 등 북측 18명이 참석했다.

조재수 편찬실장은 회의 결과에 대해 “처음으로 남북이 각자 80여개 어휘에 대한 집필안을 교환했다”면서 “남북 편찬위원들은 본격적인 집필 활동을 앞두고 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이 아닌 정말 겨레말큰사전다운 사전을 집필하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북측 편찬위원장인 문영호 소장은 “신심과 낙관을 갖고 어려움을 뚫고 나가면 분명히 겨레사, 민족사에 의의가 큰 사전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수준높고 깊이있게 개척해 나가는 자세로 겨레가 바라는 이 일을 더욱 활기있게 해나가도록 힘쓰자”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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