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개성공단 인터넷 연결 합의…이동전화는 추후 논의

남북은 지난 7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개성공단 3통(통행·통신·통관) 분과위원회 통신분야 실무접촉을 갖고 인터넷 연결 문제에 합의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양측은 인터넷망 구성 및 경로, 서비스 제공 방식, 인증 방식, 통신비밀 보장 및 인터넷 사고 방지 등 인터넷 연결 방식에 대해 합의했다. 또한 인터넷 연결과 관련한 당국 간 협의사항에 대해 합의가 이뤄진 만큼, 향후 남북은 사업자(KT-조선체신회사 등) 간 협의를 통해 망 구축 공사 일정, 서비스 요금 등의 실무적 문제를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남북은 인터넷 도입 협의에서 보안 문제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개성공단 인터넷망은 개성 KT지사를 거쳐 북한 개성정보통신국으로 넘어가는데, 이 사이에 보안장비를 설치해 최종적으로 파주 문산전화국으로 연결될 때까지 북측은 우리 측의 암호화된 송수신 내용을 전혀 볼 수 없다.


또한 인터넷에 연결된 PC에 북측이 아무런 프로그램도 설치하지 않기로 남북 간 합의가 이뤄졌다.


남북 양측은 우선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 PC 20대가 놓인 ‘PC방’ 형식으로 만들어 인터넷을 우선 연결해 사용하기로 했다. 이후 성과나 문제점 등을 보완해 각 기업 사무실에 바로 인터넷이 들어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은 지난해 9월 개성공단 재가동 이후 3통 분과위원회 협의에서 통행과 통관 분야에서는 비교적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지만, 인터넷 연결 등 통신 분야에서는 아무런 이유 없이 연결을 지연해왔다.


그러나 이번 접촉에서 그간 제기된 실무적인 문제들에 대해 상당부분 합의하면서 개성공단 인터넷 연결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동전화 도입에 관한 문제는 이번에는 협의되지 않았다.


북한이 그동안 인터넷 연결 논의에 소극적으로 임한 것은 체제 위협 요소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지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때문에 이번에 인터넷 연결에 합의한 것은 개성공단 재가동 이후 3통 문제와 관련, 자신들은 합의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선전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대북전문가는 10일 데일리NK에 “개성공단 내 인터넷 사용은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어떤 이유를 들어서라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큰 문제는 없는 부분이었다”면서 “이번에 합의한 것을 보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측은 노력하는 데 남한은 한미연합훈련으로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우리 측에 책임을 전가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