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예정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29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고위급회담이 화개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등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 31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북측 통일각으로 입장했다.
우리 측 대표단은 통일각 내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과 만나 악수하고,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후 회담장으로 들어선 남북의 대표단은 준비된 자리에 착석한 뒤 오전 10시를 기해 전체회의에 들어갔다. 우리 측은 조 장관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천 차관, 왼쪽에 윤 수석이 자리했고, 북측은 리선권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왼쪽에 김명일 조평통 부장이 앉았다.
먼저 말문을 연 것은 북측 대표단장인 리선권으로, 그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며 모두발언을 이어갔다. 리선권은 먼저 통일각의 건립 배경과 의미를 언급하며 “남측 대표단 선생들의 표정이 밝은 것을 놓고 봐서도 그렇고 이 통일각에서 진행된 과거 회담을 염두에 두고 봐도 오늘 회담이 잘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 장관은 “지난번 저희가 평화의집에서 회담을 했고 오늘 또 통일각에서 회담을 해서 평화와 통일이 이렇게 연결되는 좋은 의미가 있지 않겠나 생각해봤다”며 “연결되는 그런 의미에 걸맞게 저희가 잘 협의해서 우리 내외에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는 그런 성과를 잘 내야되겠다 다시 한 번 마음을 먹었다”고 화답했다.
이후 북측의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참가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한 조 장관은 “저의 표정을 보고 오늘 회담 전망을 읽으셨다고 하는데 이미 다 들킨 것 같다”고 말해 회담장에 있는 남북 대표단 모두를 웃음 짓게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우리 북과 남의 최고지도자들의 결단에 의해서 모든 것들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인만큼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 수뇌회담이 잘 성과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오늘 저희가 성의를 다해서 협의해야 되겠다는 말씀도 다시 한 번 드리고 싶다”며 이날 첫 전체회의에서의 모두발언을 마무리했다.
그러자 다시 리선권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리선권은 “80여일 동안에 일찍이 북남관계에서는 있어본 적 없는 그런 사변적인 일이 많이 생겼다”며 “조선 속담에 있는 것처럼 같이 마음을 맞추고 뜻을 맞추고 노력과 힘을 합쳤기 때문에 이번에 평창을 비롯해서 민족사에 남을만한 기록들이 옳게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의미에서 남측 수뇌부와 또 남측 인민들에게 우리 북측 동포들의 진심어린 감사의 뜻도 전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남북 고위급회담 전체회의는 오전 10시 53분까지 진행됐다. 전체회의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일자 등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이 있었으며, 공동보도문 도출을 위한 대표접촉이 있을 예정이라고 통일부 당국자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