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UEP, ‘BDA+금창리’ 방식 해결 전망나와

북한과 미국이 제2차 북핵위기의 출발점이 됐던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문제를 풀기위해 시동을 걸었다.

북한이 이달초 제네바에서 열린 6자회담 북미국교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우라늄 농축에 사용하는 원심분리기에 쓰일 수 있는 알루미늄관을 제3국에서 조달했음을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교도(共同)통신의 보도가 이를 말해준다.

북한은 알루미늄 관의 수입 용도에 대해서는 우라늄 농축이 아닌 다른 용도라는 주장을 하면서도 미국이 의혹을 제기해온 알루미늄관의 수입 자체에 대해서는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당초 북한에 대해 단정적으로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를 인정할 것을 북한에 요구해오다, 2.13 합의 이행국면에서 UEP라고 용어를 바꾸며 해명해보라는 식으로 다소 유연한 자세로 전환한 데 이어 북한이 사실 자체를 일부 시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UEP 문제가 방코 델타 아시아(BDA) 문제와 그에 앞서 금창리 문제를 해결했던 방식의 절충을 통해 풀려나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준 것”이라며 “빠짐없는 핵프로그램 목록 신고도 원만히 이뤄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이 문제는 북미간 논의를 기본으로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은 BDA 문제 해결 과정과 많이 닮았다. BDA 문제가 풀릴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달라진 것을 핵심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북한도 ‘고백외교’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었다.

BDA 문제를 풀기 위해 2006년 미국을 방문한 리 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미국과의 비상설협의체 구성을 제의하면서 사실상 부분적으로 위조지폐 제조를 시인했다.

그 후 북한 6자회담을 놓고 미국과 대립하는 가운데서도 북미 양자간 금융실무회의를 통해 위폐에 대해 시인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계속 논의해 가기로 했으며, 결국 ‘2.13합의’를 통해 BDA 문제가 풀릴 수 있었다.

위폐문제는 6자회담내 북미 양자관계정상화 실무그룹회의에서 계속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북한이 알루미늄관 수입 의혹 자체는 시인함에 따라, 미국은 앞으로 UEP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알루미늄관 수입 용도에 대해선 우라늄 농축이 아닌 다른 용도라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우라늄 농축에 사용될 수 있는 알루미늄관 자체를 북한으로부터 제거하는 방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알루미늄관 구입은 시인하면서도 우라늄 농축이 아닌 ‘제3의 목적’을 제기함에 따라 미국은 북한이 보유한 알루미늄관을 구매해 북한지역 밖으로 가져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른바 2000년 금창리 해결 방식을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1999년 미 정보당국은 탈북자의 진술을 토대로 평북 대관군 금창리에 있는 지하시설을 핵관련 시설로 단정짓고 북한에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은 북한과 협상에서 쌀 60만t을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제공키로 하고 2000년 5월20∼24일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핵 시설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에도 미국은 금창리 방식으로 대가를 지불하고 알루미늄관 ‘현장’을 확인한 뒤, 우라늄 농축이 아닌 제3의 용도라 하더라도 용도 전용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알루미늄관을 사가지고 나오는 해법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의 김명길 주유엔 공사도 지난 7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HEU에 대해 “존재하지도 않는 프로그램”이라며 보상을 조건으로 미국이 현장을 확인토록 해줄 수 있다는 이른바 ‘금창리 방식’을 제시했었다.

정부 소식통은 “불능화와 테러지원국 해제에 합의한 가운데 미국과 북한의 자세 모두 핵문제 해결과 관계정상화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UEP문제를 푸는 해법을 찾아내기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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