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TV 상품광고, 김정일 지시로 급제동”

최근 남한에도 소개돼 화제가 됐던 북한 조선중앙TV의 상품광고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은 8일 “김정일 위원장이 얼마전 TV를 시청하다가 광고를 보고 ‘저 광고는 뭐냐? 저런 광고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할 때 처음으로 한 짓’이라고 화를 내면서 방송을 관장하는 조선중앙방송위원장의 철직(해임)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7월2일 대동강 맥주 광고를 방송한 것을 시작으로 개성고려인삼, 머리핀, 옥류관 메추리 요리 광고를 방송 프로그램 사이에 내보냈었다.

‘자본주의의 꽃’으로 일컫는 TV상업광고를 북한이 내보냄으로써 당시 남한에서 뿐 아니라 북한 내부 일각에서도 `개혁개방을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부풀린 해석이 제기됐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연합뉴스가 수신한 조선중앙TV 방송 내용을 점검한 결과 8월31일을 끝으로 북한TV에서 상품광고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돼 조선중앙TV의 상품광고 방송 실험은 2개월만에 막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승수 중앙방송위원장의 철직은, 문제의 TV광고 방송의 시발점이 사실상 김 위원장의 지시에 있었다는 점에서 차 위원장으로선 억울한 일을 당한 셈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김정일 위원장이 ‘TV방송 프로그램을 좀더 재미있고 다양하게 구성해 보라’고 지시하면서 중앙방송위원회가 의욕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식 상품광고를 방송에 내보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고때문에 철직된 차승수 조선중앙방송위원장은 작년 8월 김정일 위원장이 뇌관련 질환으로 쓰러졌다가 건강을 어느 정도 회복한 후 공개활동에 본격 나서기 시작한 그해 11월부터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등을 6차례 수행할 만큼 김 위원장의 신임을 받는 인물이다.

그는 작년 11월과 12월 제32차 군무자예술축전 입상 부대의 공연 관람, 개보수 확장된 중앙동물원 시찰, 국립교향악단 공연 관람, 지난 1월 공훈국가합장단 경축 공연 관람, 북한군 4.25팀과 종합팀간 배구경기 관전, 해군 및 공군사령부 협주단 공연 관람을 수행한 것으로 북한 언론매체들에 보도됐었다.

올해 새로 선출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이기도 한 그는 지난 2000년 8월 남한 언론사 사장단을 평양 순안공항에서 맞이한 북한 영접단에 포함된 것으로 북한 매체들에 보도됨으로써 위원장 기용 사실이 확인됐다.

그는 자강도 화평군에서 화전민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어릴 때부터 문학적 재능이 뛰어나 평양 문학대학을 거쳐 김일성종합대학 조선어문학부를 졸업하고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작가로 배치받은 뒤 지난 40여년간 다른 기관으로 한번도 옮기지 않고 줄곧 이 위원회에서만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82년 중앙방송위원장의 제1대리인 격인 텔레비전 총국장으로 전격 승진하면서 방송위원회 부위원장도 겸했다가, 1986년 북한에 납치됐던 신상옥.최은희씨의 탈출 사건 직후 이들이 나오는 기록영화가 TV에서 방송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라디오총국 문예국 부국장으로 좌천되기도 했으나, 뛰어난 업무 능력과 필력으로 재기에 성공해 1991년께 텔레비전총국장으로 복귀했다.

차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방송위 직책보다는 시인으로 더 잘 알려졌으며, 그의 시작품인 ‘우리는 주체의 시대에 산다’, ‘차창가에서’, ‘축포’, ‘백두산은 말한다’, ‘1987년-1993년’ 등과 노래 가사 ‘더 많은 뜨락또르(트랙터) 어서 만드세’, ‘빛나라 고산진 영광의 땅아’ 등은 북한에서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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