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TV “무릉도원 대홍단”…주민들 “저게 말이 되나?”

북한 관영 ‘조선중앙텔레비죤(중앙TV)’이 지난해 말 ‘선군시대 무릉도원’이라고 자랑하며 방송했던 양강도 대홍단 지역이 현지 주민들의 항의와 신소로 홍역을 치루고 있다고 북한 내부소식통이 전해왔다.

양강도 내부소식통은 10일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지난해에 방송된 대홍단 관련 텔레비죤 방송물로 현지 백성들의 민심이 매우 나빠졌다”며 “중앙당, 도당 간부들까지 대홍단에 내려와 사태 파악과 대책 마련에 소란스럽다”고 전했다.

중앙TV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26일까지 총 3회에 거쳐 ‘선군시대 무릉도원을 가꾸어 가는 대홍단 사람들’이란 특집 방송을 북한 전역에 방영한 바 있다. 이 프로에서는 ▲혜산-대홍단군 버스 정상화 ▲주민용 주택 건설 ▲백산 돼지목장 풍경 ▲대홍단군 중소형 발전소들의 성과 소식이 집중 소개됐다.

대홍단 특집방송은 ‘감자농사에서 혁명을 일으킬 데 대하여’라는 김정일의 논문발표 10주년에 대한 기념의 의미로 제작된 것으로, 방송에서는 최근 양강도 혜산시와 대홍단군 사이에 버스 운행 횟수가 증가했고, 일반 주민들의 주택이 새로 건축됐으며, 백산 돼지목장에는 수천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보도됐다.

소식통은 “텔레비죤 방송이 나간 후 나이 많은 당원들이 ‘어떻게 저런 새빨간 거짓말을 할 수 있느냐?’며 군(郡) 당위원회에 찾아가 ‘중간급 간부들이 저런 거짓말로 우리 장군님을 속이니 나라가 이 꼴이 되지 않느냐?’고 항의했다”며 “방송이후 중앙당에 무기명 신소편지들이 제기되고 전국에 소문이 퍼져나가면서 중앙당 조직부 지방지도과 간부들이 대홍단에 내려오고 도당 책임비서, 선전비서도 함께 내려와 실태를 요해했다”고 말했다.

특집 방송을 시청한 대홍단 현지 주민들의 반발은 방송에서 소개된 내용과 그들의 현실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현재 혜산과 대홍단 사이를 운행하는 버스 운행 횟수는 하루 1대뿐이며 버스요금도 1인당 북한 돈 1만2천원 수준으로 일반 주민들이 이용하기에는 턱없이 비싸다.

또 방송이 강조한 ‘주민용 살림집’도 새로 건축된 것이 아니라 1992년 ‘대홍단 5호 발전소’를 지으면서 전기 난방으로 만들었던 주민용 아파트에 전기를 보낼 수 없게 되자 나무로 난방을 할 수 있게 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산 돼지목장도 방송에서는 “수 천 마리가 크고 있다”고 나왔지만, 사료를 감당하지 못해 100여 마리만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식통은 전해왔다.

소식통은 “간부들이 (방송에 소개된) 발전소와 돼지목장, 버스 사업소들을 직접 돌아보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도 발전소 건설사업소에서 기술자들이 내려와 중소형 발전소를 살릴 데 대한 대책도 토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당 간부들이 직접 나서 대홍단-혜산사이 버스를 정상화하는 문제도 토의했다”면서 “(중앙당 간부들이) 대홍단에 버스 2대를 보내주기로 약속하고, 버스 값도 5천원(왕복 1만원)으로 내리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또 “특히 중앙당 간부들 사이에서 ‘백산 돼지목장’에 대한 논의가 심각했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감자 가공공장이 돌아야 돼지먹이도 나오겠는데 공장이 돌지 못하니 사료가 없어 돼지를 기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대홍단의 최대 자랑거리는 독일에서 들여 온 ‘감자가공공장’인데 생산을 못하니 이번 텔레비죤에는 소개되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소식통은 중앙당 간부들의 요해사업 결과 백산 돼지목장에 사용될 사료로 옥수수가 들어온다고 소문이 있지만, 실제 결과는 앞으로 더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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