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TV, 南선수 경기 철저히 외면

북한의 조선중앙TV는 베이징 올림픽 경기대회의 주요 경기 장면을 지난 9일부터 녹화 방영하고 있지만 남한 선수들의 경기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중앙TV는 올림픽 개막식을 이튿날인 9일 오후 8시40분 녹화 방영하면서 북한을 비롯해 중국과 그리스, 쿠바, 러시아 등 각국 선수단의 입장 모습을 소개했으나 남한 선수단 입장 장면은 내보내지 않았다.

이 방송은 10일부터는 북한 선수단의 경기 내용은 물론 각국 선수단의 주요 경기장면을 황금시간대인 오후 8시40분께부터 1시간에서 1시간30분 정도 고정적으로 방영하고 있고, 일요일인 17일에는 오후 3시23분부터 방영했다.

중앙TV는 ’29차 올림픽 경기대회 소식’이라는 코너를 통해 북한 선수단이 승리하는 경기 뿐 아니라 패배하는 경기도 방영하고 있다.

축구, 농구, 다이빙, 핸드볼, 유도, 조정, 사격, 양궁, 비치발리볼 등 다양한 종목을 방영하면서 중국, 러시아, 쿠바, 폴란드 등 전통적으로 친선협력 관계가 돈독한 국가는 물론 미국과 일본, 독일, 캐나다, 영국, 프랑스, 호주 등 서방 국가 선수들의 활약상도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남북 대결이 벌어진 사격이나 양궁을 비롯해 남한 선수들이 비치는 경기 장면은 단 한차례도 방영하지 않고 있으며, 남측의 메달 성적도 전혀 전하지 않고 있다.

이런 태도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경기대회와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2006년 아시안게임 당시 남한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중앙TV를 통해 내보냈던 것과 대조된다.

중앙TV는 아테네 올림픽 개막식 때에는 “드디어 북과 남의 선수들이 통일기를 들고 관람자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경기장에 공동으로 입장하고 있다”며 공동입장 장면을 중계했다.

더욱이 남자유도 이원희의 결승전, 남자사격 진종오의 결승전, 여자양궁 선수단의 금메달 경기장면은 물론 각 종목의 남한 선수들의 경기 모습도 심심치 않게 방영했었다.

중국팀과 맞붙었던 여자 양궁의 경우는 남한 선수들을 일일이 거명까지 해가며 손에 땀을 쥔 경기장면을 실감나게 소개하기도 했다.

도하 아시안게임 때도 남한 선수들이 참가한 경기와 여자축구 남북전 등을 방영했으며, 2006년 6월 월드컵 조별 예선전인 한국과 토고 경기 장면을 중계하는 과정에선 이천수, 안정환, 박지성 선수들을 거명하며 이들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2005년 8월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당시에는 북한 여자 축구팀이 남한에 1대 0으로 패한 경기를 이례적으로 중계한 바 있다.

북한이 이번 올림픽경기 중계에서 남한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것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립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북관계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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