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EU, 교역.정치교류 활발

북한과 유럽연합(EU) 사이에 교역이 증가세로 반전하고 정치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북핵 6자회담이 진전을 보면서 북한이라는 잠재적인 새 `시장’에 대한 EU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도 이뤄짐으로써 북한 문을 두드리는 EU의 발걸음이 더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출입은행 배종렬 선임연구위원은 31일 “2001년 5월초 페르손 스웨덴 총리를 단장으로 한 EU특별사절단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 개혁개방 의지를 확인한 뒤 EU의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면서 “이어진 북한의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EU기업의 대북 진출이 가속됐다”고 말했다.

코트라(KOTRA)의 ‘대외무역동향’에 따르면 북한과 EU간 교역액은 2001년 3억1천352만달러에서 2003년에는 3억3천851만달러로 늘었다가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EU의 대북 제재가 시행된 2006년에는 2억3천462만달러, 지난해는 1억3천973만달러로 급감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반기에 8천8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7천만달러에 비해 26% 늘어나 증가세로 반전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최근 EU의 무역현황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최근 유럽기업을 대상으로 대북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네덜란드 상공회의소의 카스 브로우베르 공보관은 “북한의 핵문제가 진전되고 정치적 긴장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유럽기업들이 북한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2~25일 평양에서 110여개 외국기업 및 참관단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가을철국제상품전람회에 23개 EU기업이 참여해 지난해 가을철전람회 8개, 올해 봄철전람회 17개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EU기업의 대북 진출 사례로는, 네덜란드 크로커스그룹의 피니크스상업유한책임회사가 2003년 ‘조선하나전자합영회사’를, 같은해 오스트리아 네메츠케사는 ‘평양피아노합영회사’를 각각 북한과 설립했다.

2000년 영국계 펀드회사가 ‘대동신용은행’을 세운 데 이어 2005년 영국 글로벌그룹은 ‘고려-글러벌신용은행’이라는 금융사를 북한과 합영으로 설립함으로써 EU기업의 대북 진출을 더욱 원활하게 했다.

이후 2004년에는 영국 아미넥스사가 유전개발을 위해 북한과 20년간 시추권 협정을 체결했고 2006년에는 영국 앵글로 시노캐피털사가 광산분야 투자목적의 ‘조선개발펀드’를 설립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프랑스 라파즈사가 평양 상원시멘트 지분 50%를 이집트 오라스콤사로부터 인수하기도 했다.

배종렬 연구위원은 “북한의 7.1조치이후 대북 투자는 중국기업과 EU기업이라는 양강구도로 재편됐다”면서 “테러지원국 해제에 이어 북미관계의 개선이 진전되면 EU의 대북 투자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과 EU 사이엔 정치분야의 교류도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 2월 프랑스 외무부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양국간 관계발전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유럽의회내 대표적 ‘북한통’으로 알려진 영국 노동당 소속 글린 포드 의원은 3월과 8월에 잇따라 방북했다.

6월에는 후버트 피르커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유럽의회 한반도관계 담당 분과대표단이, 9월에는 한.독의원친선협회장이기도 한 하르트무트 코쉬크 독일 하원의원이 방북했다.

북한도 지난 5월 김태종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을 단장으로 한 노동당 대표단을 독일, 벨기에, 룩셈부르크, 그리스에 보냈다.

EU는 지난해 3월 6자회담 타결과 북한의 핵프로그램 폐기 결정을 지지하는 뜻에서 ‘EU 트로이카’ 대표단을 북한에 보내기도 했다.

특히 유럽의회 대표단의 경우는 2005년 처음으로 북한 최고인민회의의 공식 초청을 받아 방북했으며, 이듬해인 2006년에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표단이 EU본부가 있는 벨기에의 브뤼셀을 방문해 양국간 정치교류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EU간 교류에 대해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지난 8월 분석기사를 통해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신보는 “EU는 북남관계의 발전이 국제적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내다보며 조선과의 새로운 관계정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고 분석하고,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조금철 과장의 말을 인용해 “조선은 미국에 의한 ‘세계의 일극화’를 반대하고 ‘다극화된 세계’를 위해 EU가 ‘하나의 극’으로 부상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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