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UNDP 통해 외화 1억5천만 달러 조달”

북한이 최근 투명성 및 현지 북한인 고용 문제로 사업이 중단된 유엔개발계획(UNDP)을 통해 지난 1998년 이후 마치 자동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빼내듯 1억5천만 달러를 조달했다고 미국 일간 시애틀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유엔 소식통들을 인용, 출입이 통제된 평양 주재 UNDP 사무소에 “북한 관리가 평일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영수증 조차 건네지 않고 경화가 든 황색 봉투를 받아가는 일이 되풀이 돼왔다”면서 “미국이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경화 유입을 저지해왔음에도 수년간 북한 정권에 조달된 돈이 1억5천만 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北원할 때마다 경화 제공”= UNDP의 대북지원에 정통한 한 유엔 관리는 “UNDP는 평양내 유일한 재원(cash cow)이었으며, 결국 우리는 북한 정권을 위해 완전히 현금인출기(ATM)처럼 사용돼 왔다”면서 “그들이 원할 때마다 돈이 정권으로 흘러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UNDP 직원들은 북한 정부관리를 대동하지 않고는 움직일 수 없었으며 평양 밖으로 나가려면 최소한 1주일 전 군으로부터 특별허가를 받아야 할 정도로 통제를 당해 정작 이 돈이 어떻게 쓰였는 지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

일례로 김일성 대학을 위해 300대의 컴퓨터 구매를 지원했는데 UNDP 직원들은 한달 반을 조른 끝에 겨우 2대의 컴퓨터가 놓인 방 하나만 구경하고, 나머지는 상자에 들어있다는 설명만을 들었을 뿐 이를 열어보지도 못했다.

또한 1년에 300만~800만 달러가 소요되는 북한의 항공관제 서비스, 장식 기술연구소 개선을 위한 모든 유엔 관련 기관들의 지원에 UNDP가 마치 행정 관리 역할까지 하면서 수천만 달러의 수표를 발행했는데, 당시 UNDP의 자금담당 직원이나 수표 발행 책임자가 모두 북한인들이었다.

이 신문은 마치 북한의 UNDP 직원 통제가 미국 정부가 북한의 외교관들에게 뉴욕 반경 25 마일안에서만 머물도록 한 것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 “유엔 감사단 평양 갈지 불투명”= 이 신문은 지난해 5월초 이미 일간 시카고 트리뷴이 UNDP의 북한내 경화 사용이 유엔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보도했음에도 수개월간 조치가 취해지지 않다 미국의 압력에 따라 반기문 사무 총장이 지난 1월19일 90일내 조사 완료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UNDP 자금 전용 의혹이 지난 1월 월스트리트 저널에 폭로된 뒤 반 총장의 지시로 유엔 회계감사단이 UNDP에 감사 개시 통지를 한지 40일이 지나도록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유엔 회계 감사단의 1차 감사는 12일 부터 뉴욕에서 부터 시작되도록 돼있으나,감사단이 평양 방문을 시도할 지는 의문이다. UNDP 사무소가 여전히 운영중이더라도 북한이 비자를 발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 결국 UNDP 사무소 운영 중단은 감사를 결정적으로 방해하는 요인이 된 셈이다.

유엔 관리들은 “사무소 운영도 하지 않는데 감사단을 북한으로 들여보내겠다고 주장할 수도 없고 평양 사무소에서 서류를 빼내 뉴욕 같은 곳으로 가져오는데는 여러 달이 걸릴 것” 이라고 말했다.

◇”미,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야”= 그러나 다른 유엔 관리들은 사무소 운영 중단에도 불구, 감사는 진행될 것이라면서 “경화의 북한 정권 이입은 물론, 이 돈이 과연 UNDP 프로그램을 위해 쓰였는지 확인할 수조차 없는 상황들이 감사서류를 통해 드러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의 리처드 그레넬 대변인은 “미국은 평양 UNDP 사무소의 문제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밝혀내기 위해 감사가 진행되길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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