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UNDP 계좌로 270만달러 세탁”

북한이 2002년에 유엔개발계획(UNDP) 계좌를 이용해 모두 270만달러를 평양에서 미국과 유럽 지역의 북한 외교 거점으로 송금시켰다는 내용의 미국 상원 소위원회 보고서가 발표됐다.

23일 워싱턴포스트와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상원의 상설조사 소위원회는 다음날 상원 청문회에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2002년 4월과 같은해 9월 사이에 모두 9번에 걸쳐 북한 무역은행의 UNDP 계좌에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으로 송금이 이뤄졌으며 이 과정에서 한 중국 회사의 계좌와 국제 무역을 위한 한 합작회사의 계좌를 거친 돈이 최종적으로 북한 외교기관의 계좌로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또 보고서에는 “임박한 금융제재와 국제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UNDP 계좌를 이용했다”는 북한 관리들의 증언도 수록돼 있다.

공화당 소속의 노엄 콜먼 상원의원은 “북한이 돈세탁 체계라고 부를 만한 구조를 만들었다”며 UNDP측이 “자신을 ‘불량국가’에 악용당하도록 방치했다”고 비난했다.

이 보고서에는 UNDP가 북한 내 현지 직원들의 임금 명목으로 5만달러를 ‘장록무역’이라는 회사에 지급했는데 지난해 미국이 유엔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 회사가 “미국 법률에 의해 무기와 탄도미사일 등을 판매하기 위한 북측 금융기관과 연계돼” 있음을 지적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 북한 회사가 무기 거래와 연관돼 있었는지 몰랐으며 알 방법이 없었다는 UNDP 관계자들의 증언도 상설조사 소위 보고서 내용의 일부다.

지난해 미국은 북한이 UNDP 지원금 수백만달러를 전용했으며 그 자금 가운데 일부가 김정일 정권에 의해 ‘부적절한 용도’로 쓰였는지를 검증할 수 없게 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유엔은 투명성 확립 차원에서 유엔의 대북사업 전반에 대해 외부 감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상설조사 소위의 이같은 보고서 내용에 대해 UNDP는 2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리의 이름이 북한 당국에 의해 사기성 금융 거래에 부적절하게 연루됐다는 점에 불쾌하게 생각하며 북한측에 공식적으로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UNDP는 자체 감시를 강화했다면 이런 사례를 막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 상설조사 소위의 보고서만으로는 결론지을 수 없었다고 반박했으며 5만달러 지급 부분에 대해서는 유엔 기관 2곳의 전산장비 구입비로 지불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