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실시된 ‘을지프리엄가디언'(UFG) 훈련 기간(8.20∼31) 북한이 민방위를 소집해 실탄사격을 포함한 강도 높은 실전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남한에서 UFG 등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은 시군 차원에서 ‘북침훈련 중단’ 결의대회와 등화관제 등 반(反) 항공 훈련을 실시하고 훈련 마지막 이틀간 노농적위대와 교도대원들이 배낭을 메고 야외 진지에서 숙식을 하는 훈련을 진행한다. 그러나 올해는 UFG 전 기간 적위대 등을 소집해 맞대응 훈련을 진행했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 주 군부대를 집중적으로 방문해 ‘보복성전’과 ‘최후 공격명령 하달’ 등의 발언을 통해 대남공세를 벌였고, 이와 함께 각 지방에서는 전투준비태세 완비를 위한 주민 교양과 강도 높은 군사훈련이 진행됐다.
내부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중앙(국방위원회 또는 인민무력부로 추정) 명령에서 ‘전군전민 비상동원태세를 갖출 것에 대하여’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면서 “지방에서도 정세가 최대로 긴장된 상태로 주민들을 동원한 대피훈련, 반항공 훈련, 실탄사격 훈련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훈련은 전시를 가상해 군인들은 갱도생활을 하고, 교도대와 적위군은 비상소집부터 진지차지, 사격훈련, 기동 및 행군 등을 실시했다”면서 “훈련을 끝마친 31일에는 적위대 등도 개인당 3발씩 사격훈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통상 적위대를 대상으로 하는 민방위 훈련은 목총을 소지하고 훈련을 진행했으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무기고에서 AK소총을 분배하고 사격훈련까지 진행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김정은 체제가 등장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훈련인 만큼 내부 주민들 단속과 비상대비태세 완비를 위해 강도높은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에서는 민간무력인 교도대와 노농적위군이 민방위 훈련 대상이다. 노농적위대는 17~60세의 남자와 17~30세의 미혼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인원은 414만여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40세 이하의 군 제대자가 교도대 소집 대상이다.
소식통은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 진행되는 훈련이라 분위기부터 달랐다”며 “비협조적인 주민들의 태도를 바로잡기 위해 훈련참가 인원을 수시로 점검하고 통제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 때마다 ‘백두혈통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혁명의 수뇌부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피로써 지키고 가꿔 온 강성국가를 목숨 바쳐 지키자’ 등의 구호를 외치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위에서는 사회주의 조국을 지키자고 선전하고 있지만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세월에 전쟁이라 말해도 별 반응이 없다”면서 “이렇게 살려면 차라리 전쟁을 하는 게 낫겠다는 말도 하고, 굶어 죽을 거면 전쟁해서 전시물자로 실컷 먹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