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UEP 관련 설비도입 증거있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1일 북한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UEP) 추진 의혹에 대한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면서 연말까지 관련 의혹 명확히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북핵 신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3~5일 방북하는 힐 차관보는 이날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에서 행한 강연에서 “북한은 UEP 존재를 부인하지만 문제는 UEP에 사용될 수 있는 설비나 자재를 북한이 도입한데 대한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의 UEP의혹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공개된 것만 보더라도, 칸 박사가 북한에 원심분리기 12~20개를 판 것으로 무샤라프 자서전에 나와 있고 고강도 알루미늄관에 대한 정보도 있다”고 덧붙였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UEP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이 문제를 돌파할 수 있으며 만약 감추려 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우리는 북이 (UEP와 관련) 무엇을 했는지 인정하고 무엇이 진행됐는지를 해명하고 관련 자재 등을 처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이슈는 그들이 UEP를 가질 의도가 있었냐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는 그 의도가 중단됐는지, 중단됐다면 어떻게 중단됐는지에 대해 분명히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어 “우리는 북이 구입한 알루미늄관을 어디에 썼는지 등에 대해 북측과 좋은 논의를 했으며, 연말까지 이 문제를 명확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북핵 불능화와 관련, “북한은 지난 8월 선양(瀋陽)에서 열린 6자회담 비핵화 실무회의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인사들 보다는 미국 기술자들이 불능화 작업을 진행하기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불능화에 다른 6자 참가국을 관여시키는 것이 좋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10월) 미.중.러 인사로 포함된 불능화 준비팀을 1차로 현장에 파견한 뒤 미국 기술자들이 영변에 들어가 불능화를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근 북이 국제사회와의 접촉을 확대하고 있는데 대해 힐 차관보는 “3일 북한에 가면 물어봐야 겠지만 고립을 깨려는 좋은 조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말로 고립을 깨는 길은 6자회담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인권문제에 언급, 이 문제는 미국의 이슈가 아니라 국제적 기준과 관련된 것이라고 규정한 뒤 “인권문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북의 사법 시스템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한국 대선과 관련한 질문에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느냐는 우리의 대북 정책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유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해 북의 미사일 시험발사 및 핵실험에 대해서는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성공했지만 장거리는 완전한 실패였다”고 평가하고 “핵실험의 경우 얼마나 많은 플루토늄을 사용했는지 등을 파악해봐야 하지만 플루토늄 ‘연쇄 반응’(chain reaction)을 일으키는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강연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파키스탄에서 도입한 원심분리기를 시리아 등에 이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보도를 보지 못했지만 그것을 사실로 믿을 만한 이유가 없다”면서 “시리아 문제와 관련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그 이야기는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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