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BDA.6자회담 전향적 태도 보일까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를 논의하는 실무회담과 6자회담이 이달 30일과 내달 8일께 순차 개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회담 진전의 방향키를 쥐고 있는 북한의 태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현재까지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미국이 부시 행정부 집권 이후 처음으로 베를린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 사이의 양자회담을 가지면서 회담 진전을 위한 기본적인 토대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회담 이후 김계관 부상은 베를린 회담에 대해 “만족한다”면서 북한측 입장의 변화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모든 것은 변하는 것 아닌가”라고 답변해 북측의 전향적인 태도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션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도 베를린 회담에서 보여준 북측의 태도에 대해 “확실히 긍정적”이라고 평가를 내리면서 “차기회담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한 굳건한 토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담의 긍정적 전망을 낳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동안 북한이 ‘선(先) 금융제재 해제-후(後) 비핵화 방안 논의’라는 논의구조를 요구해 왔다는 점에서 금융제재 해제문제에서 돌파구를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유력하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BDA 동결계좌 중 해제 가능성이 거론돼온 영국의 금융업자 매카스킬이 투자한 북한 대동신용은행 600만달러, 세계적인 담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카 토바코의 800만달러 이외에 재무부 조사를 통해 불법행위가 드러나지 않은 5∼7개 계좌를 미국이 풀어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조치가 현실화된다면 BDA에 묶인 2천400만달러의 북한 계좌가 사실상 모두 해제되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이같은 조치를 위해서는 북한도 불법행위를 막기 위한 노력을 약속함으로써 미국측에 명분을 주는 조치를 동시에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3월 미국을 방문해 금융제재문제 협의에 나선 리 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불법행위에 대한 ‘북한당국의 관여.개입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위폐 제조자 검거 ▲위폐 시설 압수 후 대미통보 ▲불법금융행위에 대한 북미 비상설협의체 설립 등을 제안했었다는 점에서 북한이 성의를 보이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본무대인 6자회담에서 북한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줄 수 있을지 여부다.

작년 12월 열린 2단계 5차 6자회담에서 미국측은 북한의 핵폐기를 동결-신고-검증-폐기의 4단계로 나누고 ▲동결단계에서는 체제안전보장이나 종전협정 서명 ▲신고단계에서는 경제적 지원이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북측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영변 원자로의 가동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 수용 등에 대해서는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북한은 작년 금융제재를 이유로 6자회담 참가를 거부하면서도 “우리가 더 9.19공동성명을 이행하고 싶다”라는 입장을 보였다는 점에서 BDA문제에서 가닥이 풀리면 핵문제 논의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과연 북한이 미국측의 요구를 순순히 수용할 것이냐는 대목.

북측이 그동안 체제안전보장 등에 관심을 보이기는 했지만 핵개발 프로그램의 동결이나 신고 등 ‘행동에 대한 보상’으로 만족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특히 북한은 핵폐기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유 등 에너지 제공이나 경수로 건설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회담의 낙관적 전망을 어렵게 한다.

여기에다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이 동결단계에 해당하는 조치를 단순히 핵시설의 가동중단이 아니라 5㎿ 원자로 뿐 아니라 핵연료봉 공장, 방사화학실험실, 건설중인 50㎿ 및 200㎿ 원자로 등 시설의 폐쇄를 목표점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져 과연 북측이 이러한 방안에 어느 정도의 대가를 요구할지 주목된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BDA문제가 돌파구를 찾아 9.19공동성명 이행문제를 논의하는 입구에 들어서면 논의속도가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는 북한이 IAEA 사찰관 수용 등의 과정에서 경제적 지원을 요구할 때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이번 회담에서 포괄적으로 북한의 핵폐기와 이에 대한 대가를 명문화해 줄기를 잡아 놓고 앞으로 이어질 워킹그룹 등을 통해 순서를 잡아가는 방식이 유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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