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BDA 해결에 사활..이번엔 풀릴까

“금융제재를 풀어야 핵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

북한이 그토록 목을 매온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 문제 관련 회의가 30일 베이징에서 다시 열려 주목된다.

북한은 2005년 9.19공동성명 발표 직후 미국이 BDA 은행 계좌를 동결하자 “핏줄을 막아 우리를 질식시키려는 제도말살행위”라며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하고 급기야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사활을 건 행보를 걸어왔다.

작년 12월 2단계 5차 회담에 대해서도 금융제재 해제를 전제로 나오기로 했다며 회담 내내 핵문제를 외면한 채 BDA에만 올인했다.

북한의 이같은 태도는 무엇보다 BDA 해결을 북미간 신뢰의 전제조건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9.19공동성명 발표 직후 BDA 제재가 가해지자 미국이 겉으로만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할 뿐 사실상 금융제재를 통해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려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즉 BDA 제재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의 ‘집중적 표현’이며 이 문제 해결이 미국의 적대정책 변화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는 입장이다.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5차 2단계회담에서 “미국이 아직은 제재를 해제할 결심을 내리지 못했고 따라서 적대시정책에 대한 결단도 내리지 못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며 미국이 금융제재 해제조치를 통해 적대정책 전환을 행동으로 표시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이 BDA에 목을 매는 또다른 이유는 전반적인 대외무역의 붕괴.

세계 금융권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의 시작인 BDA 자금을 풀어주지 않는다면 다른 나라 은행의 금융제재로 확산돼 북한의 대외금융 통로가 막히고 북한 경제의 흐름을 차단하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은 해외 대표부에 월급과 활동비를 제대로 송금해주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무역업자들이 해외거래를 위해 현금을 싸들고 다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은 BDA 동결로 생각보다 큰 효과를 거뒀다고 판단, 지난해 재무부 차관이 베트남.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을 방문해 북한 계좌 폐쇄를 요구하는 등 북한계좌 동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로 40여차례 평양을 다녀온 미 조지아대 박한식 교수는 “북한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BDA 은행문제만이 아니라 전면적인 대북금융제재의 해제”라며 “북한은 미국의 금융제재가 BDA에만 해당한다고 명확히 밝혀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BDA 은행에 묶여있는 2천400만달러가 2005년 북한 예산의 1%에 육박하는 액수로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라는 사정도 북한이 BDA에 민감한 이유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더욱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 가족의 생필품을 마련하는 노동당 38호실, 39호실, 서기실 등이 이 은행 계좌를 이용했고 북한 군부의 자금도 포함돼 있는 등 북한 주요 통치세력의 자금줄이기도 하다.

이같은 절박한 사정은 결국 북한 고위층내에서 “정권수립 이후 미국의 제재를 절감하기는 BDA가 처음”이라는 절망이 터져나오게 했고 BDA 해결에 사활을 걸게 만든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입장에서 BDA문제는 돈 문제 뿐 아니라 북미갈등의 총체적 표현물”라며 “BDA문제에서 진전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6자회담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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