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BDA회의에 실무진 파견..회담 영향 주목

북한이 19일부터 열리는 미국과의 BDA(방코델타아시아) 문제 협의에 오광철 조선무역은행 총재를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져 6자회담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BDA회의는 6자회담과 별개 사안’이라는 게 한국과 미국 등 북한을 제외한 다른 참가국들의 주장이지만 BDA문제가 그동안 6자회담의 발목을 잡아온 장애물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사안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오 총재의 파견은 북한이 미국과의 정치적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무성 관리를 BDA 실무회의 수석대표로 내세울 것이라는 그동안의 지배적 관측을 뒤집은 것이다. 따라서 BDA 문제를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상징’이라고 주장해 온 북측의 시각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작년 제4차 회담에서 9.19공동성명이 채택된 직후 BDA문제가 불거지자 북한은 5차 1단계 회의에서 이를 비난하며 6자회담 참여를 거부할 정도로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따라서 북한이 외무성 관리가 아닌 재무 전문가를 파견한 것은 `BDA 문제는 정치적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법적 사안’이라는 미국의 생각을 북한이 어느 정도 수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6자회담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북측 BDA회의 대표단은 모두 재무 전문가로 구성되며 6자회담 대표단은 이에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BDA회의와 6자회담을 분리해 진행한다는 나머지 5개국의 주장을 북한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 총재를 파견하는 것은 또 BDA 내 북측 동결계좌와 관련된 여러가지 불편한 해석들을 잠재우겠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동결계좌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과 군부 자금 등이 포함됐다는 주장이 나왔던 만큼 북한의 공식은행 총재가 나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북측의 의도가 어디에 있든 간에 BDA실무회의가 소모적인 정치적 공방이 아닌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논의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져 6자회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겠냐는게 회담장 안팎의 기대다.

하지만 북한이 BDA문제가 미국의 주장대로 `법적으로’ 처리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찮다.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이 16일 입국하면서 “9.19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해서는 우리에 대한 제재 해제가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한 데서도 여전히 강경한 북측의 입장을 엿보게 한다는 평가다.

또 설령 북측이 BDA문제에 대해 미국의 입장을 어느 정도 수용한다 해도 이것이 반드시 6자회담의 진전으로 이어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핵보유국을 주장하며 `본게임’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BDA문제에 탄력적으로 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BDA문제는 양보했으니 너희도 상응조치를 더 많이 내놓아라’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BDA문제가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아직 속단하기 힘들며 회담 진행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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