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AP에 안방 허용 왜?…”김정은 체제 과시용”

북한이 미국 AP통신사와 평양지국 개설을 합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평양에는 중국의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 지국이 개설되어 있지만 서방언론으론 AP통신이 처음이다.  


AP통신 토머스 컬리 사장과 조선중앙통신 김병호 사장은 16일 AP 종합지국 출범식을 갖고 북한 뉴스를 공정성·균형성·정확성에 기반해 보도할 것임을 약속했다. 컬리 사장은 “북한 주민의 말과 행동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철저하게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해온 북한이 체제 문제가 드러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방언론사에 문호를 개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단 북한은 문호를 개방하는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북한에서도 공정한 언론보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매년 ‘국경없는기자회'(RSF)에 의해 최악의 언론탄압국으로 선정돼온 불명예를 벗어보겠다는 의지라는 해석이다. 


또한 미국 언론에 우호적인 행보를 보임으로써 김정은 체제의 ‘통큰 정치’를 부각시키고, 나아가 미국의 식량지원과 관계 개선도 염두 해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서방 언론이 들어와서 취재해도 문제 될 것이 없을 만큼 체제가 견고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자신감 표현이란 해석도 나온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서방세계의 언론을 받아들임으로써 평화이미지를 공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면서 “특히 김정은 체제가 안정화되어 있다는 것을 서방세계에 과시하고 싶은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1995년도에 서방언론 기자가 북한의 식량난을 보도하면서 미국의 대북지원을 얻어낸 바 있다”면서 “AP통신이라는 외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그 때와 같이 역공(逆攻)을 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의 모든 신문·통신·방송은 그동안 김정일의 방침과 우상화를 선전·선동하는 수단으로써의 역할만 수행했다. 모든 매체의 내용은 중앙당 선전부의 감독과 지시를 받아야 보도될 수 있다.


때문에 AP통신도 북한 당국의 철저한 통제 속에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보도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AP가 북한 출신 취재기자와 사진기자를 각 1명씩 채용해 보도하는 만큼, 이들을 통해 모든 것이 북한 당국에 사전 보고되고 보도내용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AP가 사실상 북한의 실상과 주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 연구위원도 “북한 당국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만 전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해성 전 조선중앙방송 정치부 기자도 “외부언론도 당연히 검열과 통제를 받게 되고, 자유스럽게 돌아다니지 못할 것”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검열을 하고 있지 않지만 서방 언론들은 북한 보위부원들이 안내하는 곳에서만 취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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