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19성명 이행” 언급…南설득 위한 수사?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행보를 재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9·19 공동성명을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을 공식화 함에 따라 북한의 ‘속내’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 부상은 지난 15일 방중일정을 마치고 귀국하기 앞서 외신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우리는 준비돼있다”면서 “우리는 (회담 재개) 준비가 돼있으나 상대측이 준비돼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서두르지 않고 인내성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6자회담 재개를 희망한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되풀이 해온 김 부상이 9·19공동성명 이행을 먼저 언급한 것을 두고 일단 북한이 한발 물러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수개월간 대화재개를 위한 북한과 중국의 평화공세에도 불구하고 한미는 대화재개의 전제조건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와 핵시설 불능화 조치가 포함되어 있는 9·19공동성명 이행 등을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천안함 사건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 미북관계 등으로 외부지원을 전혀 받지 못함에 따라 악화 되고 있는 내부상황이 북한을 한발 물러서게 했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김 부상은 “제재속에서 6자회담에 나갈 수 없으나 같이 방법을 찾으면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그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서로 접촉을 앞으로 활성해나가자”고 강조했다. 또 6자회담 재개 관련, “각측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계기로 하자”고도 덧붙였다.


김 부상의 ‘9·19공동성명 이행’ 발언은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양제츠 외교부장 등과 중국 외교 수뇌부와의 연쇄회담 직후 나온 것이어서 북중간 교감에 기초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중재자’인 중국은 일단 김 부상의 발언에 대해 ‘적극 환영’ 분위기다.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대변인이 14일 “북한에 회담 재개를 위해 건설적인 제안을 했다”고 밝힌 데 이어 15일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북중은 9.19 공동성명을 실현하는 데 전면 동의했다”면서 ‘전면’이라는 표현을 집중 부각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북한은 ‘강온양면 전략’ 차원에서 9·19공동성명 이행을 언급한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대화재개를 위한 남북관계 개선이 중요한 만큼 남한을 만족시킬 수 있는 6자회담 등 비핵화를 위한 행보를 보일 수는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다만 윤 교수는 김부상의 발언이 북한의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했다. “북한이 최근 냉각탑을 다시 만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된 만큼 대외 관계 개선을 위한 속도전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은의 후계체제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천안함 사건 이후 최악을 달리고 있는 대외 관계 분야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6자회담 등 대외 외교 관계를 주관해온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을 부총리로,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을 외무성 제1부상으로 승진시킨 것은 북한이 향후 적극적인 대미외교에 무게를 싣고 있음을 가늠케 해준다.


윤 교수는 “북한이 통상 내부단결을 위해 대외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법을 자주 사용해 왔지만,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만큼 인민생활 안정화를 도모할 외부원조를 받기 위해 대외관계 개선을 꾀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북한의 태도가 여러가지로 전보다 나아졌다는 내용을 한국정부에 설명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는 것은 그동안 계속해왔던 말이기 때문에 북한의 태도가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