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0년대 상황, 中 대약진때와 유사 경험”

북한이 경제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선 먼저 한국과의 접경지역에 경제특구를 만들어 한국을 끌어들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해외 학자가 권고했다.

홍콩 월간지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최신호는 10일 싱가포르대학 동아시아연구소 해리 라이 연구원의 ’개혁과 평화를 향한 북한의 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이 중앙통제식 경제체제를 유지하는한 가난하고 불안정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먼저 90년대 이후 북한의 상황은 중국이 마오쩌둥(毛澤東)의 주도로 대약진운동을 벌였던 지난 50년대말∼70년대 초의 상황과 흡사하다고 라이 연구원은 지적했다.

중국이 당시 대기근으로 대규모 아사자를 내고 죽의 장막을 치고 고립을 자초한 것처럼 북한도 그 사이 세계적 흐름에 역류해 자신의 체제를 완고하게 고수하는 데만 매달렸다.

결국 북한은 90년대 들어 경제체제의 제도적 결함이 계속된 흉작과 기아사태에 의해 노출되면서 정권의 위기로까지 치달았고 마침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북한이 현재의 안보 딜레마를 푸는 열쇠는 중앙통제 경제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시장경제와 자유무역 체제를 받아들이는 길밖에 없다고 라이 연구원은 단언했다.

중국이 마오쩌둥 시대에서 덩샤오핑(鄧小平) 시대로 성공적으로 넘어간 것에서 보듯이 국내 경제자유의 확대와 평화적인 대외정책은 경제개혁 성공을 위한 필수요소다.

평양은 먼저 주민의 경제 및 사회적 활동에 대한 통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주민 개개인이 일정 정도 경제추구의 자유를 갖기 전까지는 경제가 계속 침체돼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북한 당국이 미국, 일본, 한국과도 관계를 완화할 필요가 있는 것은 이들이 주요 적대국이면서 엄청난 영향력을 갖춘 잠재 고객이자 투자자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경제개혁을 완성하기 위해선 경제개발의 선배이자 강력한 동질성을 가진 한국과 데탕트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국으로부터 개척자의 경험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가운데 우선 경제특구 개발 경험을 전수받아야 한다.

북한은 이미 지난 2002년 중국 정부가 사기꾼으로 수배했던 인물을 신의주특구 장관으로 임명한데 이어 중국 접경인 나진.선봉지구에 카지노를 세우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 카지노는 중국 정부의 압력으로 곧 문을 닫게 될 것이다.

중국이 중앙과 멀리 떨어진 선전(深천<土+川>), 주하이(珠海) 등 광둥(廣東)성에서 먼저 특구를 개발한 데서 보듯 북한이 특구를 만들 장소는 한국과의 접경지역이 돼야 한다고 라이 연구원은 밝혔다.

상대적으로 개방된 인적 자원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남측과 언어적, 사회적 연관성을 지니고 있고 항만 등 인프라 시설의 활용 가능성을 감안하면 한국 접경지역이 특구 대상으로 적절하다는 것.

유능하고 개방적이며 정치적 수완을 갖춘 인재를 특구 수장으로 영입하는 것도 개혁 성공을 위한 핵심 포인트이며 일관성 있는 개혁 지지는 국가 지도부, 특히 군부에서 계속 유지돼야 할 필요가 있다.

세제혜택, 부동산 제공, 에너지 공급, 무역제도, 송금 및 회계제도 정비 등이 기업과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주요 요인이라는 점에 대해선 두 말할 필요가 없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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