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잇따른 유화 제스처가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초청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25일 북한이 9월 중 보즈워스 특별대표와 성 김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의 방북을 초청했고, 제안시기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 여기자 2명 석방을 위해 방북했던 이달 초쯤 이뤄졌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9월 초 한국과 일본, 중국 등 6자회담 관련국 순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북한의 초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관계국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한중일 순방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오바마 미 행정부 출범 후 북핵 문제에 대한 첫 미북협상이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그동안 여러차례 방북 의사를 밝힌 바 있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같은 뜻을 여러 번 내비친 바 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 임명 직후인 지난 3월초 아시아 순방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북한 방문을 희망했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해 성사되지 못했었다.
당시 북한은 장거리로켓 발사 등 긴장국면을 조성하고 있던 시기로 미국과의 접촉을 기피했지만, 현재 북한은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어 보즈워스 특별대표를 먼저 초청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 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어 핵 보유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을 약화시키기 위한 의도적 평화공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미국의 대북 접근은 제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와 ‘비가역적 비핵화 조치’를 수용할 경우에는 북미관계 정상화 등 북한이 매력을 느낄만한 ‘포괄적 패키지’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이번 방북에서 미국의 제재 원칙을 재천명하면서 비핵화 시 북한이 받게될 선물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북한이 양자회담 주장을 굽히고 않고 있는 상황에서 섣부른 방북으로 북한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방북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확실한 약속 없이 방북카드를 사용할 경우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