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개분야 내각 교체…실무 관료 전진배치

북한이 최근 개각(改閣)을 통해 9명 안팎의 상급(장관급) 인사를 실무형 인사로 대거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통일부가 북한 매체 등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북한은 금속공업상에 김태봉, 전력공업상에 허택, 철도상에 전길수, 임업상에 김광영, 무역상에 이용남을 각각 새로 기용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5개 부처 외에 상업성·재경성·수산성·민족경제협력위원회 등 4개 부처 인사도 바뀐 것으로 알려졌지만 후임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개각을 공식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방송보도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말부터 5개 부처에 대한 인사는 확인됐지만 나머지 부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개각을 통해 북한은 이른바 ‘인민경제 4대 선행부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금속, 전력, 석탄, 철도 분야의 수장을 모두 교체했다. 석탄공업상은 앞서 지난 2007년 9월 김형식으로 교체된 바 있다.

북한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금속공업은 사회주의 자립경제의 기둥”이라며 “전력·석탄·철도 부분에서 혁신을 일으켜 인민경제 발전을 추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처럼 현장 실무인사들을 경제관련 부서장에 기용하고 있는 것은 현장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분석·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라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인사 흐름은 북한이 이미 1998년 제10기 1차 최고인민회의부터 내각의 경제부서장들을 관련 업무 실무자를 중심으로 전진 배치하고 있어 새로운 것은 아니다.

따라서 북한이 2007년 11월 “2012년을 경제강국을 실현해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선정한 이후, 올해 공동사설에서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를 일으키자”고 선동한 만큼 주요 경제부서장의 물갈이를 통해 이 같은 분위기를 띄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1998년 김정일 시대가 열리면서 현장 실무자들을 내각의 주요 부처에 기용했던 흐름의 연장선상”이라며 “특히, 지난해 ‘4대 선행부문’이 주로바뀐 것은 북한이 이 부분에 집중해 경제회생의 단초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라고 풀이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후계구도를 위한 세대교체설’과 관련해선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실무자들을 상에 임명했을 뿐 ‘세대교체’나 ‘후계구도’와는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실장도 “내각은 군이나 당보다는 좀 더 실용주의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실무중심의 인물들로 교체돼 왔다”면서 “정치적 이유보다는 담당 분야의 실적을 고려해 교체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은 통상 개각 발표를 따로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정보당국 등은 북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인사 교체를 확인해 왔다. 따라서 북한 당(黨)·정(政)·군(軍)의 요직에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인사가 추가로 발탁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실제 북한은 노동당에서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부장 김양건)의 경우,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북측 주역인 최승철 제1부부장을 해임한 이후 후임을 새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누구인지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김경옥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새롭게 발탁돼 지방 당(黨)조직을 총괄하는 임무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김경옥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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