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8·15공동행사 불참 ‘왜’…남북관계는?

남북간 민간행사를 주도해온 6.15공동선언실천 북측 위원회가 4일 8.15공동행사 불참을 공식 통보함에 따라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행사가 무산됐다.

일단 북측이 이번 행사의 불참을 결정한 표면적인 이유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 ‘주석단'(귀빈석)에 오르거나 연설하지 못하게 하는 문제 ▲보수세력의 반북행동 방지문제 ▲조총련 대표의 남한 출입의 당국 보장 등의 문제가 충족되지 못한데다 행사 이후 진행되는 을지포커스렌즈(UFL) 한미합동군사연습 때문이다.

평양에서 열린 6.15공동행사가 한나라당 의원의 주석단 포함 문제로 파행을 겪은 가운데 부산에서 열릴 8.15공동행사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지역이 작년 6.15공동행사가 열린 광주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보수적인 지역으로 작년 부산에서 열린 장관급회담 때 보수단체의 시위가 잇달았던 만큼 올해는 대통령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행사에 대해 우려를 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작년 6.15공동행사 때 남측 당국이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소속 인사들의 이력서 및 남.북한 연고자 명단의 제출 방침을 고수하면서 일부 해외 대표단원의 입국이 좌절돼 행사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이 문제에 대한 북한의 원칙고수가 이번 행사의 무산으로 이어진 셈이다.

남측 공동위 관계자는 “북측 위원들이 부산에 와서 남한 국민들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고 싶을텐데 남한 내부가 정치.사회적으로 이러한 분위기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측이 내세운 요구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것도 있지만 남.북.해외 위원회 모두 자체적으로 또는 양자간에 6.15공동행사의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이미 예견된 행사 무산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쪽에서 지난 6.15공동행사가 파행을 겪은 뒤 책임소재 등을 놓고 아직까지 정리가 안된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남측 공동위 관계자는 “사실 남북한이 실무적으로 수 차례 접촉.대화해 사전에 8.15공동행사가 문제가 없도록 협의가 완료된 상태”라며 “북측 위원회의 준비가 부족했던 면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쪽에서도 당시 행사의 파행과 관련해 현 지도부의 대응방식을 옹호하는 쪽과 비판하는 쪽이 맞서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현 지도부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행사의 장소를 부산에서 인천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북측이 이번 행사를 보이콧함으로써 남측 공동위의 현 지도부를 반대하는 편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해외쪽에서도 공동대표제로 운영되는 미주지역의 경우 6.15행사의 파행사태의 책임소재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면서 갈등이 남아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8.15공동행사가 6.15공동행사의 파행에서 이어진 후유증을 넘어서지 못하고 무산됐지만 남북관계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측이 8.15공동행사 불참 통보에 앞서 3일 남북장관급회담을 9월 중순에 개최하자고 제의해온 만큼 남북 당국간 대화를 축으로 하는 남북관계는 예정된 일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사업이나 개성공단 사업, 대북식량차관 제공 등 남북 당국간 합의사항들이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는 것도 공동행사 무산이 남북관계의 단절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예상케 한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공동행사 불참 통보 하루 전날 장관급회담을 열자고 제의해온 것 자체가 남북관계 전반의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준 것”이라며 “민간 차원에서도 개별 단체간에 이뤄지는 남북교류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