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7.27 전승기념일…주민들 호주머니 털어 준비한다

북한에서는 6·25전쟁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을 ‘조국해방전쟁승리의 날’로 명하고 이 날이 돌아오면 여러 가지 기념행사를 조직하고 있다.

김정일이 국방위원장으로 추대된 후인 1993년 7월 27일, 이 날을 전승기념일로 경축하자고 지시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 날이 되면 북한은 ‘조국해방전쟁승리 기념 보고대회’를 열어 정전협정 조인을 북한군의 승리로 자축하면서 “미제와 남조선 괴뢰도당이 공화국북반부를 먹어보려고 침략 전쟁을 일으켰지만 우리 인민과 공화국 정부는 놈들의 무력 침공을 물리치고 조국의 촌토를 사수했다”고 강조한다.

이날 북한 TV는 하루 종일 전쟁승리와 관련한 프로그램들을 방영되며, 군인들과 군부대 주둔지 근방 현지 주민들은 이른바 ‘군민 합동 모임’들을 진행한다.

대표적인 행사가 ‘우리 초소 지원’ 활동인데, 각 직장과 사회조직 마다 군부대 1개 중대씩을 담당해 먹을 것을 마련해 군인들을 위로하는 것이다.

각 직장의 당세포, 여맹, 직맹, 청년동맹 단위로 1개 중대(120명) 군인들에게 닭곰탕(닭 백숙) 같은 음식을 대접하거나 김일성·김정일·김정숙 우상화 선전물을 청소하는 도구를 담은 ‘정성함’이나 농사기구 등을 선물하기도 한다.

닭곰탕 같은 것을 준비하려면 시간도 들고 품이 많이 드니 주민들이 현금을 모아 닭곰탕을 마련하고 정성함과 농사기구는 건재상점이나 시장에서 사온다. 가난한 사람들은 남의 돈을 빌려서라도 돈을 내야한다. 돈을 내지 않으면 1년 내내 ‘생활총화’에서 시달려야 한다.

신의주 내부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7.27을 맞아 최근 여맹 조직에서 돈을 다 걷고 있다”면서 “세대마다 1천원씩 내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호응이 시원치 않다”고 전해왔다.

소식통이 전하는 북한의 시장 물가는 닭 1마리 6천원, 호미 1개 1천원, 중국제 삽 1개 4천원, 중국제 곡괭이 5천원, 나무로 만든 정성함이 최저 2천원 수준이다.

소식통은 “닭 1마리가 6천원이니 담당 군부대 군인 수에 맞게 닭곰탕과 지원물자들을 준비할려면 상당히 큰 돈이 든다”며 “군인들이야 ‘사회에서 어떤 지원물자가 들어오겠나’하고 기대가 많지만, 일반 백성들은 국가에서 전승기념일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다른 쪽에서는 군인들을 위한 예술공연들도 준비된다. 각 직장과 사회단체들은 ‘우리 마을 우리 초소’와 같이 군민관계를 담은 내용의 노래나 ‘승리의 7.27’ ‘전승의 기념탑에 새겨져있네’ 등 전쟁승리를 축하하는 노래들을 준비해 군인들과 함께 오락회 형식으로 교환 공연을 진행한다.

평양시나 지방의 일부 도시에 주거하는 군부대 군인들은 군부대 지휘관들과 시당의 합의하에 군민연합 무도회를 진행하는데 군인들의 춤은 일반 주민들과 달리 대열훈련(제식훈련)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노병(老兵)들의 전쟁경험담을 청취하는 모임이 조직된다. 이런 청취모임은 7.27 뿐 아니라 4.25(조선인민군창건 기념일) 와 6.25에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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