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7·1조치 4년 너도 나도 돈벌이 나서

2002년 7.1경제관리개선 조치 이후 북한에서는 개인은 물론 기관.기업체들도 돈벌이에 여념이 없다.

7.1조치로 그동안 추구해온 국가 만능주의가 사라지고 기관.기업체의 경영자율권과 독립채산제 기능이 대폭 강화되면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북한의 배급시스템이 과거 거주지 중심에서 기업체 자체 충당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기관.기업체들은 돈이 되는 업종을 대담하게 선택하고 첨단 설비를 갖추는 등 모든 단위에서의 이윤 창출 노력은 가히 필사적이다.

특히 저마다 해외판로 개척에 뛰어들어 종전 대규모 기업체에 한정됐던 대외무역이 이제는 중소기업체에게도 필수적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황해남도 재령피복공장, 평양 선교편직공장 등 평양과 지방의 중소기업들까지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것은 마치 1970년대 남한의 중소기업들이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 경제성장을 이뤘던 것을 연상케 한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대외경제란 일부 특수한 단위들의 독점물이 아니다”며 “7.1조치 이후 모든 단위에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돈벌이가 가장 활발한 부문은 서비스 업종. 주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돼 있는 서비스부문에서는 과거 ’쓴 오이 보듯 하던 고객’을 ’왕’으로 섬기면서 손님 끌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관이나 개인이 임대한 식당들이 줄줄이 생겨나 옥류관에 버금가는 음식맛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일부 식당에서는 손님들에게 10% 할인 쿠폰을 주는가 하면 외화벌이를 위한 해외식당 설립도 급증해 2001년 26개에 불과했던 중국 내 북한 음식점은 2004년 90여개로 증가했다.

평양 대동교 미용원을 비롯해 동네 미용원들도 얼굴 마사지 설비 세트를 갖춘 미안실을 새로 만들고 예약 및 방문 서비스 등 대대적인 변신을 통해 고객 잡기에 나섰으며 주유소들에서는 기름을 넣는 고객에게 생수를 공짜로 선물하기도 한다.

심지어 국가예산으로만 운영되던 체육경기장, 극장도 예외가 아니다.

대규모 체육경기나 행사 전용으로만 이용됐던 북한 유일의 잔디구장인 김일성경기장은 일요일마다 개별 시민에게 이용료 및 입장료를 받고 문화휴식 공간을 제공, 실리를 챙기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고위간부나 외국 고위 대표단의 공연 관람 등 행사 장소로 활용되던 북한 최고의 예술극장인 만수대예술극장도 일반 주민을 위한 결혼 예식장을 마련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통해 수입을 올리고 있다.

개별 주민의 돈벌이 ’열풍’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스스로 생존을 책임질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직업으로서 장사를 선택하는 상인화 경향이 대두하고 있으며,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퇴근해서는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투잡스족’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노동당 간부의 부인들도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 부족을 충당하기 위해 배급된 담배 등을 시장에 내다 팔아 돈을 벌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생산 증대를 통한 수익 창출은 협동농장들도 마찬가지다.

강원도 원산시 시루봉협동농장의 경우 쌀.강냉이와 함께 수효가 높은 채소생산에 주력함으로써 도시 노동자 1인당 연 수입 3만6천원보다 5.5배나 많은 2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농장의 공동자금도 늘어나 농민들을 위한 새집도 건설했다.

최근 방북했던 대북지원 단체의 한 관계자는 “농업 지원사업을 위해 농촌 마을을 방문했을 때 주민들로부터 ’남측의 지원도 소득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7.1조치 이후 국내 생산 원료와 자재를 교류하는 사회주의 물자교류시장, 소비재 중심의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종합시장, 중국과 합작으로 운영되는 수입물자 교류시장 등이 자리를 잡으면서 국가 의존적 사고에서 벗어난 기관.기업체의 자율 경영은 앞으로 더욱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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